지상 29m를 씽씽… ‘힐링鐵’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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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모노레일 23일 개통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이 북구 칠곡지구 구간을 달리고 있다. 앞부분은 유선형이고 3호선 상징인 노란색 바탕에 흰색과 회색, 검은색으로 꾸며졌다. 대구시 제공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이 북구 칠곡지구 구간을 달리고 있다. 앞부분은 유선형이고 3호선 상징인 노란색 바탕에 흰색과 회색, 검은색으로 꾸며졌다. 대구시 제공
대구 모노레일(도시철도 3호선)이 23일 개통한다. 모노레일이 대중교통수단으로 등장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대구의 도시철도 발전은 물론이고 도심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노레일 차량의 크기는 폭 2.9m, 길이 15.1m, 높이 5.24m다. 1편성(차량 3대 연결) 길이는 46.2m다. 지상 7∼29m 높이의 궤도(선로)를 시속 50∼70km로 운행한다. 기관사와 승무원이 없는 무인자동운전 방식이다. 운전실 대신 승객들이 도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석이 있다. 창문 크기도 가로 194cm, 세로 100cm로 지하철(가로 120cm, 세로 79cm)이나 시내버스(가로 100cm, 세로 70cm)보다 커 시원스럽다. 정원은 265명이지만 390여 명까지 탈 수 있다.

대구의 남북을 연결하는 3호선 구간은 북구 동호동∼수성구 범물동의 23.95km다. 30개 정거장 간 평균 거리는 770m. 평균 2분 이내에 다음 역에 도착한다. 승용차로 70분 이상 걸리던 이동 시간은 48분으로 줄어든다. 대구의 도시철도 이용객은 15만 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여 수송 분담률도 9.7%에서 16.1%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시는 올해 2월 9일부터 모노레일 28편성을 운행하며 종합시스템을 점검해 합격점을 받았다. 차량별 소음과 진동 등 15개 분야 271개 항목을 정밀 장비로 측정한 결과 모두 문제없이 통과했다. 승객이 가득 찬 조건에서 시험하기 위해 20kg짜리 철 덩어리 1756개를 싣고 주행했다. 지난해 12월 선로에 3cm가량 눈이 쌓인 상태에서 진행한 시험 운행도 성공했다. 모노레일은 앞뒤에 설치된 제설기로 눈을 쓸어내며 주행한다. 신윤진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건설과장은 “도시철도법이 정한 5000km 예비 주행시험을 마쳤고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성능 확인도 통과했다”고 말했다.

차량과 정거장의 안전장치도 최고 수준이다. 최대 풍속 초속 70m에도 차량이 넘어지지 않고 리히터 규모 6.5의 지진에도 견디도록 설계됐다. 승객 추락사고 방지를 위해 모든 정거장에는 스크린도어(안전문)를 설치했다. 차량 앞뒤 양쪽에는 비상탈출장치(스파이럴 슈터) 4곳을 설치했다. 비상시 미끄럼 통로가 2, 3분 내 펴져 안전하게 지상에 내려올 수 있다. 모노레일은 전기 공급 문제가 생겨도 자체 배터리로 다음 정거장까지 운행한다. 고장으로 정차하면 뒤따르던 차량이 밀고 갈 수 있다. 주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주택가를 통과할 때 창문이 흐려지는 기능은 특허를 받기도 했다.

‘하늘열차(스카이 레일)’라는 애칭을 가진 모노레일의 도심 관광 기능은 최대 장점이다. 대구시는 3호선 주변 3000여 곳의 경관을 개선하고 옥상정원을 조성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교통수단을 넘어 ‘힐링(치유)철’이 되도록 도심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관광체험 코스를 만들 계획”이라며 “대구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모노레일#대중교통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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