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이스하키, 1년만에 2부 승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1일 05시 45분


백지선 감독. 사진 제공|대한아이스하키협회
백지선 감독. 사진 제공|대한아이스하키협회
■ 세계선수권 디비전|그룹B 극적 우승

크로아티아 꺾고 4승1패…그룹A로 복귀
지난해 8월 감독 취임 ‘백지선 효과’ 톡톡
평창동계올림픽 현실적 목표 1승 담금질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 출신 백지선(48)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아이스하키대표팀이 20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서 막을 내린 2015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Ⅰ 그룹B(3부리그) 대회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 5차전에서 크로아티아를 9-4로 이겨 4승1패(승점 12)를 마크한 한국은 이어 벌어진 경기에서 영국(연장승 포함 4승1패·승점 11)이 리투아니아에 2-3으로 패하면서 짜릿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지난해 안방 고양에서 열린 그룹A(2부리그) 대회에서 5전패를 당해 그룹B로 강등된 한국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1년 만에 그룹A 복귀 꿈을 이뤘다.

● 긍정적 변화의 바람 몰고 온 백지선 감독

지난해 8월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한 뒤 11월 헝가리에서 열린 2014유로아이스하키챌린지대회에서 준우승을 일군 백지선 감독은 첫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인상적인 결과를 냈다. 한국인 최초로 NHL 무대를 밟고, 아시아인 최초로 NHL 우승트로피인 스탠리컵을 2차례나 들어 올린 백 감독은 짧은 기간 동안 대표팀의 체질 개선과 기량 향상을 이뤘다. 유럽 선수들에 비해 몸집이 작은 약점을 지닌 우리 대표팀은 상대적으로 좋은 ‘스피드’와 ‘스케이팅’ 능력을 극대화하면 세계 강호들과도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품게 했다. 백 감독은 과거 대표팀에 비해 지원스태프의 수를 대폭 확충하고, 일방적 지시가 아닌 토론식 대화를 통해 선수들의 자긍심 고취와 기량 향상을 도모했다. ‘토종 에이스’ 김기성(30·안양한라)은 “백 감독님이 오신 뒤 태극마크가 갖는 의미를 더 깊게 생각하게 됐다”며 “팀 분위기도 좋아지고, 기량도 늘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꾸준한 노력과 ‘백지선 영입 효과’ 등으로 한국은 지난해 9월 IIHF로부터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국 자동출전권을 따냈다. 세계 최고 수준과는 거리가 먼 탓에 평창에서 망신을 당하지 않고 단 1승이라도 거두는 것이 대표팀의 현실적 목표다.

이번 대회를 통해 보완해야 될 점도 확인했다. 무엇보다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바로잡아야 한다. 네덜란드와의 2차전에서 7-1 완승을 거둔 뒤 영국과의 3차전에서 2-3으로 역전패한 것이 좋은 사례다. 체격조건이 뛰어난 상대가 거친 압박으로 밀어붙이면 허둥대는 모습도 노출했다.

백 감독 부임 이후 ‘약속된 플레이에 의한 시스템 하키’를 추구하고 있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세계 최강들과 만나 대등한 경기를 하기 위해선 성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노력과 시간이 뒷받침돼야 한다. 백 감독이 말하듯, 지도자는 길을 제시할 뿐이다. 이를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만들려면 선수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에인트호벤(네덜란드)|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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