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신상옥 감독, 칸 심사위원 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1일 05시 45분


■ 1994년 4월 21일

‘무뢰한’, ‘마돈나’, ‘오피스’. 5월14일(이하 한국시간) 막을 올리는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한국영화로, 공식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과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각각 상영된다. 한국영화는 이미 오래 전부터 칸 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어왔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명성을 날리며 호평을 받아왔다. 그 초석을 다진 많은 영화인 가운데 고 신상옥(2006년 4월11일 타계·사진) 감독이 있다.

신상옥 감독이 1994년 오늘, 제47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한국 영화인으로는 처음이었다. 신 감독은 심사위원장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 모두 10명의 심사위원 중 한 사람으로, 23편의 상영작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였다.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픽션’에 황금종려상을 안겨주었다.

신상옥 감독은 1960∼7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연출자. 1952년 ‘악야’로 데뷔한 그는 ‘꿈’, ‘지옥화’, ‘어느 여대생의 고백’, ‘로맨스빠빠’, ‘성춘향’,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로맨스 그레이’, ‘빨간 마후라 등 한국영화사에 기록된 명작을 남겼다. 특히 ’빨간 마후라‘는 일본과 대만 등에 수출됐고 1962년에는 ’이 생명 다하도록‘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아역배우 전영선에게 심사위원 특별상(은곰상)을 안겼다. 또 ’성춘향’과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등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활동으로 해외에서도 명성이 높았던 신상옥 감독에 대해 당시 칸 국제영화제 기간 리베라시옹과 르몽드 등 프랑스 현지 주요 언론도 시선을 집중시켰다. 신 감독은 심사위원인 동시에 자신의 작품 ‘증발’을 특별상영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그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면서 특히 1978년 부인 최은희와 함께 납북됐다 1986년 탈출한 이야기 등도 전했다. 한편 그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심사위원에는 한국 출신 스위스 평론가 임안자씨도 위촉됐다. 그는 한국영화를 유럽에 알리는 데 힘을 기울이기도 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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