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안타·15실점 넥센전 참사, ‘넘버3 포수’ 이홍구의 성장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1일 05시 45분


KIA 포수 이홍구(왼쪽)가 시련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18일 광주 넥센전에선 22안타-15실점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했지만, 지금의 아픔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포수 이홍구(왼쪽)가 시련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18일 광주 넥센전에선 22안타-15실점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했지만, 지금의 아픔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70% 이상은 포수 책임…이것도 공부라 생각”

‘ID 야구’로 유명한 일본의 노무라 가쓰야 감독은 “이유 없는 승리는 있어도 이유 없는 패배는 없다”는 말을 남겼다. KIA는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22안타의 뭇매를 맞으면서 15실점으로 대패했다. KIA 팬들이라면 지켜보기도 고통스러웠을 이 경기에서 단국대를 졸업한 2년차 포수 이홍구(25)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스크를 썼다. 투수는 5명이나 등판했지만 포수는 바뀌지 않았다.

애당초 KIA의 주전 포수는 이성우(34)였다. 차일목(34)의 부상 때문에 ‘넘버3’ 포수 이홍구의 출장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19일 선발이 문경찬(23)이라 젊은 선수들끼리 마음껏 배터리 호흡을 맞춰보라는 코칭스태프의 배려가 작용했다. 실제 이날 이홍구는 문경찬∼박준표(23)∼홍건희(23) 등 영건들과 계속 배터리를 이뤘다. 그러나 결과는 참사에 가까웠다. 9회 안이한 플레이로 대선배 최영필(41)의 자책점까지 발생해 이홍구는 더욱 몸 둘 바를 몰랐다.

경기 직후 이홍구는 실컷 두들겨 맞고 패한 복서처럼 클럽하우스에서 침통한 기분으로 앉아있었다. “투수가 맞으면 70% 이상은 포수 책임”이라고 배웠기에 더 가라앉았다. “안 좋았던 일은 빨리 터는 것도 프로의 능력”이라는 선배의 충고 덕분에 겨우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하루가 흐른 20일에야 이홍구는 “이런 것도 공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아직 잘하는 것이 없는 포수다. 그래서 다른 건 몰라도 독해지고 싶다”고 밝혔다.

자신감을 찾으려면 경험이 필요하다. KIA는 아직 더 많이 질 필요가 있는 팀인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패배 속에서 승리의 열쇠를 찾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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