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인터뷰) 김안과병원 김희수 이사장의 건강법

  • 입력 2015년 4월 20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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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보건의 날을 맞아 최고령 의사로 현업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안과병원의 김희수 이사장을 만났다. 김 이사장은 현재 건양대학교 총장으로서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88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 이사장에게 건강관리 비결을 물어봤다.

에디터 곽은영 사진제공 건양대학교 홍보실


1928년생인 김희수 이사장은 올해로 88세가 됐지만, 신체나이는 그보다 훨씬 젊다. 치아 28개는 모두 자연치아고 눈도 안경 쓴 시력이 1.2, 청력도 이상이 없다. 김 이사장은 건강유지를 위한 특별한 비결은 없다고 말한다.

“단지 규칙적이고 절제하는 생활이 비결이라면 비결일 것입니다. 술, 담배를 일절 하지 않고 가급적 차를 타지 않으며 업무도 사무실보다는 직접 현장에 가보는 것을 우선으로 하므로 하루 1만2천보 이상씩 걷고 있습니다.”

그는 서울과 대전을 오갈 때도 무조건 KTX를 이용한다. 서울에서도 승용차보다는 지하철을 이용한다. 지하철로 다니면 경로우대를 받아 비용도 절감하고 막히는 서울도로를 피해 빠르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따금 골프도 치는데 평소 워낙 많이 걷는 덕분에 18홀을 돌아도 다리가 전혀 아프지 않아요. 우리 건양대학교에서 만나는 손자 같은 학생들이 저를 ‘총장 오빠’라고 부르는데, 그런 것을 보면 제가 젊어 보이긴 하는 것 같아요.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젊은 사람처럼 열심히 해달라는 응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지키는 생활습관

김 이사장은 매일 새벽 3시 30분에 기상해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후 새벽 4시에 집에서 나와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건양대 병원 응급실까지 간다.

응급실에서 밤새 있었던 응급환자 현황을 먼저 살펴본 후 병원 맨 꼭대기 층인 11층까지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데, 11층에서부터 지하 1층 전기실과 원내식당까지 계단을 이용해 걸어 내려가며 구석구석 점검하고 당직의사와 간호사들을 격려한다. 그리고 오전 10시쯤 대학으로 이동해 강의실을 돌아본다.

“이렇게 움직이면 오전에 7천보 이상 걷게 되고, 온종일 1만2천보는 거뜬히 걷게 됩니다. 저는 움직이면서 계속 메모를 하는데, 사람의 기억이란 한계가 있어 착오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남이 좋은 얘길 해도 메모하고, 자다가 기억나는 게 있어도 일어나서 메모해요.”

김 이사장은 일과 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오후 6시에 퇴근한다. 집에 돌아오면 하루 동안 메모한 수첩을 정리하고 9시에 잠자리에 든다.



2015년 건강 키워드


시대가 발전하고 우리네 삶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예전보다 더 좋아졌지만, 건강은 시대의 변화와 관계없이 항상 이슈가 되고 가장 중요시 여겨진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행위는 기술의 발전과 상관없이 언제나 가장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최근 언론에서 의료사고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우리나라 의료수준은 세계 최상위이며 거의 모든 의료인이 돈과 명예보다는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진료비 수가 인하 등으로 의료인들이 예전보다 더 힘들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국민들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도 의료인들을 조금 더 믿고 신뢰함으로써 서로 굳건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랍니다.”

‘신뢰’는 김 이사장이 꼽는 올 한해 의료계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기도 하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환자들은 많은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하게 됐다. 그에 따라 좋은 정보뿐 아니라 잘못된 정보도 쉽게 습득한다. 최첨단을 달리는 시대지만 검증되지 않은 이러한 치료법이나 속설로 환자들이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는 웃지 못 할 경우가 생긴다.

김 이사장은 “의료진은 진심을 담아 환자를 진찰하며 치료법을 제시하고, 환자는 의료진을 믿고 따라주는 것이 국민 건강을 지키는 기본”이라고 말한다. 김 이사장은 이어 개인적인 건강키워드도 제시했다.

“개인적인 건강 키워드는 ‘지금처럼’이라고 하고 싶네요. 저는 특별히 건강을 타고나지도 않았고 좋은 약을 먹어서 지금껏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아니에요. 저도 한때는 담배를 피웠고 불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건강이 좋지 않았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과식하지 않으며 몸이 나태해지지 않도록 계속 움직이고 있어요. 이것이 바로 제 건강의 비결이며 이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저의 건강 키워드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꿈꿔라


김 이사장은 의사로서의 소임을 다 하면서 건양대학교 총장직도 맡고 있다. 특별한 교육관이 있을 것 같다고 운을 띄우자 거창하게 말할 만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하는 일과 교육자로서 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어떤 의미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정성을 다하고, 열의를 가지고 상대방에게 서비스한다는 점에서는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과거 의사로 활발히 활동할 때를 돌이켜보면서 “정말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회상했다. 1962년 영등포에 처음 김안과를 개원한 이후 김 이사장은 당시 상당히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환자 중심’의 병원운영을 펼쳤다.

당시는 모든 병원이 오후 6시에 문을 닫고 의사들도 엄청난 권위의식을 가지고 있을 때였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365일 24시간 진료하면서 환자에게 자상하게 설명하는 병원 문화를 만들었다. 1991년에는 건양대학교를 설립하고 이사장으로, 총장으로 학교발전을 위해 모든 힘을 기울여왔다.

“굳이 저의 교육관을 꼽자면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 특히 대학에 들어와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더욱 해당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즐겨 쓰는 영어 표현이 있어요. ‘You can do, He can do, Why not me?’ 저처럼 나이 많은 사람도 현장에서 이렇게 열정적으로 뛰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젊은 세대가 희망을 갖고 열정적으로 자기 삶을 개척해나가길 희망합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월 건양대학교 8대 총장으로 재취임했다. 많은 이들이 그에게 “언제까지 총장직을 할 거냐?”고 물었다. 그때마다 그는 장난을 섞어 “영원히!”라고 답하곤 했다. 그는 ‘인생에는 정년이 없다’고 생각한다.

“꿈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끊임없이 희망하고 꿈꾸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 아닌가요? 살아 있는 동안은 영원히 꿈꾸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건강이 다하는 날까지 현역이고, 그때까지 하고 싶은 모든 일을 ‘꿈’으로 여기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emede.net ), 취재 곽은영 기자(kss@egih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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