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재중 국정 더 열심히… 黨쪽엔 가급적 말하지 않을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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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게이트/수사 급물살]
李총리 외부일정 없이 청사서 업무
“朴대통령 별도당부 없었나” 질문에… “대화 내용 말하지 않는게 예의”

입 굳게 다물고 출근 17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며 입을 굳게 다문 이완구 국무총리의 표정이 무거워 
보인다. 이 총리는 여당 일각의 자진 사퇴 요구와 야당의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검토 등 여야의 압박을 받고 있음에도 “총리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입 굳게 다물고 출근 17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며 입을 굳게 다문 이완구 국무총리의 표정이 무거워 보인다. 이 총리는 여당 일각의 자진 사퇴 요구와 야당의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검토 등 여야의 압박을 받고 있음에도 “총리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당 쪽에는 가급적 말을 하지 않겠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중심에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17일 정부서울청사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전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당의 의견이라며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는 뜻이 전달됐다는 점을 의식한 듯했다.

이 총리는 이어 “대통령께서 어제(16일) 출국했으니까 국정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빈틈없이 통할하는 책무를 느낀다”며 “대통령이 계실 때보다 더 열심히 국정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거취를 놓고 여권 내에서 사퇴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흔들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것이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에게서 별도의 당부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과의 대화는) 말하지 않는 게 예의”라고만 말했다. 박 대통령은 출국 전 국정 2인자인 이 총리 대신 새누리당 김 대표를 40분간 단독으로 만나 국정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총리는 기자들이 ‘총리로서 자신의 금품 수수 의혹을 포함한 검찰 수사 내용을 보고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총리 자리는 검찰 수사를 지휘할 수 없다. 검찰의 구체적인 수사 내용을 알지 못하고 알아서도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리는 이날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부서별 주요 현안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총리는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 현안을 빈틈없이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국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리는 4·19혁명 5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19일까지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주변에선 이 총리의 사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기류다. 최근 이 총리의 충청지역 지지 모임인 ‘완사모’(이완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임원이 구속된 것도 심상치 않은 징후라는 것이다. 한 의원은 “유무죄를 떠나 초반에 총리가 대응을 제대로 못하면서 국민적 신뢰를 얻지 못했다”며 “검찰이 출석을 통보하면 더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이완구#성완종#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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