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녹음 무단공개 JTBC에 법적대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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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게이트/검찰 수사 어떻게]
경향측 “방송중단 유족요구 묵살”… JTBC “공익 위해서 공개한 것”

JTBC가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경향신문 기자와 통화한 녹음파일을 무단 방송한 데 대해 경향신문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JTBC는 15일 저녁 뉴스에서 성 회장의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진행자는 “경향신문과는 전혀 상관없이 녹음파일을 입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입수 경로를 밝히지 않았다.

경향신문 측은 자사가 15일 유족의 동의를 얻어 녹음파일을 검찰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보안 작업을 도와주겠다며 자진해 참여한 디지털포렌식(증거수집) 전문가 김모 씨가 해당 파일을 JTBC 측에 넘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향신문 관계자는 “김 씨는 서초동의 한 연구소에서 진행된 디지털포렌식 작업에 참여한 후 자신의 컴퓨터에 남겨진 녹음파일을 JTBC 기자에게 제공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밤 경향신문을 찾아가 “(JTBC가) 유족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원칙 없이 사용할 줄 몰랐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경향신문과 성 회장의 유족은 JTBC 측에 전화를 걸어 “고인의 육성 공개를 원치 않는다”며 방송 중단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향신문 측은 “JTBC가 타 언론사 취재일지를 훔쳐 보도한 것과 다름없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경향신문은 JTBC와 녹음파일을 무단으로 유출한 김 씨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김 씨에게 구체적인 파일 유출 경위를 들어보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김 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JTBC는 16일 “녹음파일을 가능하면 편집 없이 진술의 흐름에 따라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면서 “경쟁하듯 보도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감당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 측은 온라인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사를 통해 “이미 당사자(김 씨)가 자백한 녹음파일 절취 및 입수·보도 경위에 대해서는 (JTBC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고 사과도 없었다”고 재차 비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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