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한미군 A-10기 한국에 임대 제안…軍 부정적 반응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6일 14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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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0 선더볼트
A-10 선더볼트
미국 국방부와 공군이 주한미군에 배치된 A-10 선더볼트 지상공격기 1개 대대(20여대)를 한국 공군에 임대하는 방안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이 한국에 주한미군 전력의 임대를 요청한 것은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16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한국 공군은 지난해 하반기 미 공군 측에 F-15와 F-16 전투기 50여 대를 임대하는 방안을 타진했다. F-4와 F-5 등 도입된 지 40년이 지난 노후 전투기들의 퇴역으로 초래된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유사시 영공방위와 대북전투 임무를 수행하려면 430여대의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공군은 보고 있다. 그러나 노후 기종의 도태가 가속화되고 한국형전투기(KFX)와 차기전투기(FX) 등 신규 기종의 확보사업이 늦어지면서 전력공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2019년까지 160여대의 노후 전투기가 퇴역하면 적정보유대수보다 80~100여대나 부족해져 미 공군에 F-15와 F-16의 임대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두 기종은 한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곧바로 실전투입이 가능해 한미 연합작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미 공군은 F-15 기종의 해외 임대사례가 없고, F-16 전투기도 여유분이 부족하다면서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대신 올해 초 한국 공군에 주한 미7공군(오산기지)의 A-10 1개 대대(20여대)의 임대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탱크 킬러’로 불리는 A-10은 유사시 서울과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군 기갑부대의 제거임무를 맡고 있다. 아파치 공격헬기와 함께 북한 지상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주한미군 전력이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지난해 국방예산의 삭감 방침에 따라 A-10을 모두 퇴역시키기로 결정했다. 미 국방부는 A-10 280여대를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도태시켜 40억 달러의 예산을 절감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미 공군이 ‘애물단지’가 된 A-10의 운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에 임대를 요청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공군도 미국 측 요청에 부정적이다. 군 소식통은 “A-10은 저고도 및 저속 비행으로 적 전차를 파괴하는 임무에 특화된 기종”이라며 “우리 공군은 적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고성능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10이 실전배치된지 40년이 지나 유지관리에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고려했다고 한다.

한국이 임대를 거부할 경우 주한 미 공군의 A-10 전력이 철수되거나 다른 전력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의 다른 소식통은 “미군 당국은 주한미공군의 A-10을 2018년경 F-35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방한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한반도 및 아태지역의 전력증강 방침을 공언한 만큼 향후 주한미군 전력에 대한 구체적 개편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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