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열아홉 살 고등학생이 지구 위해 할 수 있는 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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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민 서울과학고 3학년
박해민 서울과학고 3학년
세계 기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온난한 날의 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폭우와 폭설이 내리기도 하며 한 해에 한국을 휩쓸고 가는 초대형 태풍도 늘어난다. 그러나 도시는 변화하는 기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변화하는 기후를 원래 기후로 되돌리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세계 인구와 에너지 사용량의 증가세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해야만 한다.

우선 ‘기후변화 적응’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정의할 필요가 있다. 생물에게 있어서 ‘적응’이란 환경조건에 적합한 형태나 기능으로 진화해온 것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도시에 있어 ‘기후변화 적응’이란 도시가 변화하는 기후에 적합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우리는 ‘신희주신’팀(팀원 문경후 박해민 안수빈 이명환 천석현) 이름으로 참가한 세계도시기후환경총회(ICLEI) 청소년 모의세계총회에서 공유경제 시스템을 제안했다. 공유경제는 물품을 서로 빌려주고 빌려 쓰는 개념으로 인식해 경제활동을 한다는 것으로 시사주간 타임이 세상을 바꿀 10가지 아이디어로 뽑기도 했다.

기후변화 적응의 최종목표는 결국 에너지 사용을 줄임으로써 급속한 기후변화를 막는 것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에너지 사용을 물리적으로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에너지와 자연 활용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공유경제다. 우리는 바로 공유경제를 도구화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한 지속가능한 전략을 수립하는 전 세계 도시 네트워크를 형성하자고 제안했다. 도시 공유경제 네트워크의 개별 과정에는 진정한 기후변화 적응을 이루기 위한 요소들이 들어가 있다. 도시 상황에 맞는 정책 수립, 공유경제 실현을 위한 환경전문가 시민 시민단체 정책결정가 등의 의사소통, 도시의 자발적인 네트워크 구축 등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우리는 시스템의 변화를 통해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도시 공유경제 네트워크는 자원과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을 통해 현재 환경문제에 근본적으로 접근하고 점진적인 보완과 발전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우리는 모의세계총회 참여를 준비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전 세계적인 환경변화의 심각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변화를 만들기에는 문제가 복잡하고 다양하며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점도 깨달았다. 무엇보다 이러한 방향과 전략을 시민, 국민과 공유하는 것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은 짧았지만 충분했다. 서로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고 이로부터 각 팀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보완해 주기도 했다. 고교생들의 토론이 당장 세계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모여 우리 삶의 공간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박해민 서울과학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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