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15년 ‘바오치’ 달성 쉽지않아… 글로벌 경제 찬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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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장률 7%… 6년만에 최저

중국 국가통계국이 15일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7%는 시장 전망보다는 높았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9% 이상 성장했던 중국이 본격적인 중저속 성장세로 들어선 것은 세계 경제를 견인할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국내적으로도 실업 증가, 부실 기업 도산 등의 여파를 가져올 수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14일 경제전문가, 기업 고위 관리자 등과 가진 경제좌담회에서 “경제 하강 압력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면서 “안정적 성장과 구조조정의 균형을 잘 맞춰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의 표현은 ‘균형’이지만 올해 성장률 목표치 7% 달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만큼 ‘바오치(保七·7%대 성장률 유지)’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15일 발표된 지수는 실물경기 침체를 뚜렷이 보여준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분석에 따르면 1분기(1∼3월) 고정자산 투자는 7조7511억 위안으로 13.5% 증가해 14년 만에 가장 낮았다. 소매 판매 증가율 10.2%도 9년 만의 최저다. 제조업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월 49.8로 28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진 후 2월에 49.9, 3월에 50.1로 약간 반등했다. PMI는 50 미만이면 제조업 경기의 위축, 50 이상은 확장을 의미한다.

이처럼 성장세 하락이 지속되면서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인 7%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지자 유동성 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베이징대표처 양평섭 소장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월에 1.4%, 1분기에 1.2%에 그친 것은 디플레이션 압력이 크고 내수 소비가 살아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며 “이자율 인하, 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을 통한 추가적인 부양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 노멀(New Normal·신창타이·新常態)’ 시대를 선언한 중국 정부는 굴뚝 산업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전환하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실업이 늘고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금융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어 성장률 하락을 수수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이자율을 인하하고 2월에는 2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투자를 진작시키려 노력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지 않고 있다. 그 과정에 증시는 달아올라 상하이종합지수가 4,000을 넘기며 연일 7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처럼 실물 경제는 살아나지 않는데 증시만 과열인 ‘실물과 금융의 불균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FT는 “건설, 제조업에서 투자 감소를 보충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인프라 건설에 대한 지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며 “완화된 금융정책을 통한 돈 풀기만으로는 성장률 회복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바오치#중국#G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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