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회장, 임원모임에서 ‘징비록’을 화제에 올린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5일 14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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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애 류성룡이 지은 ‘징비록’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전쟁의 징후를 간과하고 국제정세 변화에 둔감하게 대응했던 조선은 임진왜란 초기 무기력한 패배를 거듭하게 됩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15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GS타워에서 열린 2분기(4~6월) 그룹 임원모임에서 징비록 얘기를 먼저 꺼냈다.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허 회장은 “우리는 역사를 교훈 삼아 항상 눈과 귀를 열어둬야 한다”며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영환경 변화를 적기에 포착해 대응하는 것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새로운 환경변화의 예로 든 것은 유통 사업이었다. 허 회장은 “최근 3차원(3D) 프린팅, 사물인터넷(IoT) 등의 혁신적 기술이 등장해 기술간,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유통 부문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옴니채널’ 트렌드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기존 틀에 한정된 시각을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지난달로 경영이념을 선포하고 새롭게 출범한지 10년이 된 GS는 임직원들의 열정과 노력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해 왔다”며 “하지만 수익성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 질적 측면은 앞으로도 계속 보완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력계열사인 GS칼텍스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그룹 전체 분위기가 냉각된 것을 의식한 듯 “궁하면 통한다고 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더라도 목표를 향해 꾸준히 준비하고 변화한다면 도약의 발판을 다시 만들 수 있다”고 임원들을 독려했다.

허 회장이 위기를 극복할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GS그룹 내 시너지 창출이었다. 그는 “크게는 각 회사 간에, 작게는 부서와 부서 간에 새로운 방식과 대안을 함께 나누고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모아야 할 때”라며 “다 함께 노력하여 GS만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최근 기업 사정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투명 경영’을 강조하는 언급도 있었다. 허 회장은 “최근 기업의 투명성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면서 “기업의 투명성 없이는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으며 시장의 신뢰 없이는 기업이 유지 발전될 수 없다”고 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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