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서건창 대안은 ‘믿고쓰는 서동욱·김지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15일 05시 45분


서동욱-김지수(오른쪽). 스포츠동아DB
서동욱-김지수(오른쪽). 스포츠동아DB
2013년에도 서건창 두달간 부상 공백기
염경엽 감독 ‘서동욱·김지수 카드’ 선택
각각 41경기 0.294·28경기 0.289 활약
창단 첫 가을야구 결실 “올시즌 한번 더”

서건창 없는 넥센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넥센 리드오프 서건창(26)이 오른 무릎 후방십자인대 파열로 쓰러졌다. 재활까지 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여 사실상 전반기 출전이 어렵다. 1번과 2루수를 맡는 그의 비중은 상당하다. 게다가 넥센은 14일 현재 4승8패로 출발이 좋지 않다. 7월까지 힘겨운 승부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겨우내 훈련을 통해 플랜B와 플랜C를 마련했고, 서건창 없이 버텼던 2013년의 경험도 시련을 이겨낼 든든한 ‘약’이 될 수 있다.

● 서건창의 공백 메웠던 2013시즌

서건창에게는 2013년에도 약 2개월간 공백이 있었다. 6월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크리스 옥스프링의 공에 오른쪽 새끼발가락을 맞았다. 출전을 강행했지만 상태가 악화되면서 6주 골절 진단을 받았다. 이 때문에 6월 23일부터 8월 24일까지 1군에서 종적을 감췄다. 그는 ‘2년차 징크스’를 겪었지만 리드오프와 2루수로 제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당시 팀 성적은 33승1무24패로 삼성에 2.5경기차 뒤진 2위였다. 5할 승률에서 +9를 기록했다.

서건창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염경엽 감독의 선택은 서동욱과 김지수였다. 서동욱은 그해 4월 최경철과 맞트레이드돼 LG에서 넥센으로 둥지를 옮겼다. 김지수는 통산 1군 출전이 23경기에 불과한 새내기였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심각한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됐다.

그러나 기우였다. 둘은 팀에 큰 보탬이 됐다. 서동욱은 주로 테이블세터에 포진하며 41경기(31선발)에서 타율 0.294를 올렸다. 홈런도 4개를 때렸다. 7월 3일 마산 NC전부터 모습을 드러낸 김지수도 28경기(13선발)에서 타율 0.289로 흠 잡을 데 없는 활약을 했다. 서건창이 부상 이전까지 57경기에서 기록한 0.254의 타율보다 좋았다. 넥센은 서건창이 8월 27일 선발 명단에 복귀할 때까지 20승1무22패를 더했다. 서건창이 없는 동안 5할 승부에 근접한 싸움을 해줬고, 결국 그해 3위로 창단 첫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 더욱 커진 서건창의 역할, 늘어난 선택지

서건창의 비중은 2013년보다 크게 커졌다. 지난해 프로야구 최초로 200안타를 넘어서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전경기(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0으로 넥센의 막강타선을 이끌었다. 더욱이 강정호(피츠버그)가 빠진 센터라인에서 ‘프로 2년차’ 김하성을 이끌고 키스톤 호흡을 맞춰야 한다. 공수에서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에선 “전력의 반(서건창)이 빠져나갔다”고 아쉬워한다.

염경엽 감독은 고심을 드러냈다. “선수 없다고 다른 이들이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안은 2년 전과 큰 차이가 없다. 서동욱과 김지수다. 다만 주전 3루수 김민성이 다음주 1군으로 복귀한다. 염 감독은 김민성의 2루수 전향을 시사했는데, 이 경우 일발장타력을 갖춘 윤석민을 3루수로 쓰면 타선에 더욱 힘을 보탤 수 있다. 서동욱은 스프링캠프 동안 근육량을 크게 늘리며 다부진 체격을 만들었다. 중장거리 타자로 변화를 모색했다. 김지수도 1군 경험을 더하며 백업 유격수와 2루수로서 가치를 높였다. 그러나 2013년에는 5할 승률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었던 반면, 지금은 쫓는 처지다. 해당 선수들의 어깨에 놓인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감을 이겨내야 하는 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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