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박스권 뚫고 4년만에 2100선 돌파…최고점 달성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4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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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높게만 보이던 2,100 고지를 밟았다. 4년 동안 1,800~2,100 사이의 답답한 ‘박스권’에 갇혀 있던 한국 증시가 드디어 탈출해 상승세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1%대 초저금리,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등 상승엔진을 켜기 위한 3박자가 제대로 갖춰졌다는 분석이다. 조만간 코스피가 2011년에 기록했던 역사적 최고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시점이 늦춰지긴 했어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남아 있고 국내 기업의 실적이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호전되기는 쉽지 않아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4년 만에 답답한 박스권 돌파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2.80포인트(0.61%) 오른 2,111.72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2,100 선을 넘어선 것은 2011년 8월 2일(종가 2,121.27)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힘을 발휘한 지난달 17일 2,000 선을 넘어선 코스피는 이달 8일 심리적 저항선이던 2,050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2,110 선도 넘겼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전날보다 7조 원 늘어난 1318조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날 3900억여 원어치를 ‘나 홀로’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하루 순매수 규모 기준 네 번째로 컸다. 외국인은 지난달에 2조9560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이어 이달 들어 6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기업실적 개선 기대감이 속도 붙여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코스피가 얼마나 더 오를지에 쏠려 있다. 코스피 역대 최고점은 종가 기준으로 2011년 5월 2일의 2,228.96, 장중으로 같은 해 4월 27일의 2,231.47이다.

동아일보가 KDB대우 NH투자 대신 미래에셋 아이엠투자 현대 등 6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에게 설문한 결과 대다수가 올해 2,200 선까지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조윤남(대신), 이상화(현대), 이창목 센터장(NH)뿐 아니라 ‘비관론자’로 꼽히는 이종우 센터장(아이엠)도 역대 최고치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각국이 ‘돈 풀기’에 나서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투자자들도 증시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지점마다 수년째 거래를 중단했던 계좌를 다시 살리겠다거나 새로 계좌를 만들겠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뒷받침되고 있다. 그동안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환율 효과, 구조조정 마무리 등이 반영된 결과다. 이창목 센터장은 “최근 몇 년과 달리 올해 상장사들의 1, 2분기 실적 추정치가 시간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악재가 안 보인다”고 말했다.

● 미 금리인상 등 불안은 여전

불안 요인은 하반기 기업실적이다. 이 센터장은 “올해 기업 순이익 추정치가 100조 원인데 상반기는 예상대로 갈 가능성이 높지만 하반기가 불확실하다”며 “하반기 실적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면 2011년 고점을 뚫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윤남 센터장은 “지금은 미국 경기지표가 좋지 않아 금리인상 시기가 미뤄졌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5, 6월경 조기 금리인상론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며 “이럴 경우 국내 증시 상승세를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낮아지는 등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불안한 점도 불안 요소다. 이종우 센터장은 “유동성의 힘으로 오르고 있지만 경제성장률 2~3%에서 기업실적이 얼마나 개선될 수 있겠느냐”며 “코스피가 한 번은 종전 최고점을 뚫을 수는 있어도 대세 상승장으로 가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그리스 문제도 ‘디폴트(채무불이행) 검토’가 언급되며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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