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진, 기업이 ‘사람’ ‘사물’ 중 어디에 가까운지 연구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4일 1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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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기업을 사람과 가깝다고 여길까 아니면 사물에 가깝다고 인지할까.

미국 베일러대, 라이스대와 텍사스A&M대 공동연구진은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세포적 관점에서 연구했다. 연구진은 참가자 40명에게 기업, 사람 및 사물에 대한 간략한 글을 읽도록 한 뒤 설명문에 나오는 기업, 사람 및 사물에 대해 평가하도록 했다. 또 이러한 평가 과정 동안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이용해 참가자들의 뇌 각 부분의 신경세포 활성화 정도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측정했다. 설명문은 각각 개인, 기업 및 사물이 긍정적(자선단체 기부 등), 부정적(탈세 등), 중립적(프린터 구매) 행위를 하는 모습을 기술했다.

연구진이 관심을 두고 분석한 영역은 사회인지 및 감정적인 반응과 관련한 신경세포의 연결망이었다. 분석 결과, 사회인지에 관여하는 신경세포 연결망은 기업과 사람 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감정반응에 관여하는 신경세포 연결망은 기업과 사람에 대해 미묘한 차이를 나타냈다. 예를 들어 프린터를 구매하는 등의 중립적인 행위에 대해 사람일 때는 긍정적인 감정으로 반응했지만 기업일 때는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반면 긍정적인 행위와 부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기업과 사람에 대한 감정적 반응의 차이가 없었다.

사람들은 기업을 사람과 같은 사회적 존재로 파악한다. 기업도 사람처럼 어떤 행위에 대한 의도가 있고, 그 의도를 실행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과 사람에 대한 인지작용이 대체로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인 인지에 차이가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감정적 인지와 관련해, 사람에 대해서는 긍정편향이 있는 반변 기업에 대해서는 부정편향이 있는 것이다.

인간의 뇌가 기업에 대한 감정적 부정편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반기업정서가 형성되는 이유일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반기업정서에 대해 불평할 것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존재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기업의 중립적 행위에 대해 부정편향이 있는 것이지 긍정적인 행위에까지 부정편향을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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