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연구 분야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 첨단의학의 메카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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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

환자의 생명을 위해 규모보다는 내실을 다져온 고려대 안암병원이 첨단의학을 선도하는 정상급의 의료기관으로서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안암병원은 연구중심병원 선정에 이어 연구 분야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등 첨단 의학의 메카로 인정 받아왔다. 해외에서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어려운 수술을 연달아 성공하며 3차병원을 넘어 실질적인 4차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부단한 연구를 통해 진단과 치료 분야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첨단의학의 집결지로서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최신 로봇수술 장비를 도입과 환자 맞춤형 치료 등으로 국내 대표적인 첨단의학 병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은 최신 로봇수술 장비를 도입과 환자 맞춤형 치료 등으로 국내 대표적인 첨단의학 병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로봇 수술의 세계표준

로봇수술은 수술 중 정상 조직과 암 조직을 더 쉽게 식별하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정밀함과 정확도와 안정성을 실현한 첨단기술의 집합체다. 안암병원은 활발한 로봇수술을 통해 더 나은 수술법을 연구개발하고 미래의학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메카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암병원 로봇수술의 특징은 대장, 직장, 갑상샘, 산부인과질환, 신장, 방광, 전립샘 등 암치료의 다양한 분야에 수술을 접목시키고 범위를 확장해 왔다는 점이다. 또 수술의 표준화와 교육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로봇수술 전문 의료진을 양성하고 있다.

7년 전 문을 연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단기간에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수술 장비 중 최신 기종인 4세대 다친비 Si(Davinci-Si)를 도입하는 등 첨단장비로 최상의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안전성과 정교함도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혈관, 혈류흐름, 조직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안전성과 정교함이 뛰어난 로봇수술은 수술 중 정상조직과 암 조직의 육안 식별이 더욱 쉽다. 또 한 개의 구멍에 여러 개의 미세한 로봇 팔이 들어가는 단일공 수술이 가능해 배꼽을 통해 흉터가 전혀 남지 않는 무흉터 수술을 할 수 있다.

로봇수술은 정교함이 가장 큰 장점이다. 기존 수술에 비해 10배 이상 확대한 3차원 화면을 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주위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 조직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 수술 시 상처가 작아 출혈과 통증을 줄어들고 빠른 회복을 돕는 환자 최우선의 수술법이다.

첨단 수술 장비는 뛰어난 의료진과 함께했을 때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최고 수준인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수술 관련 의료진이 포진하고 있다. 대장암 및 직장암 수술의 세계적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김선한 교수, 전립샘암 수술의 최고 권위자 비뇨기과 천준 교수, 방광암 로봇수술 전절제술을 성공하고 아시아 최다수술 건수를 보유하고 있는 강석호 교수 등이 그들이다. 의료진은 흉터와 통증을 최소화하고 수술 결과와 환자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수술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머리카락 경계선을 이용해 흉터 없는 갑상샘수술을 선도하는 정광윤 교수, 입안으로 수술해 작은 흉터마저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경구 갑상샘수술을 전 세계 최초로 사람에게 성공한 김훈엽 교수, 국내 최초의 흉터 없는 가슴 재건술로 유방암 절제 환자와 폴란드 증후군 환자를 치료하는 윤을식 교수 등도 국내외 로봇수술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세계적인 의료진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로봇수술을 적용하고 최상의 수술법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암병원은 단기간에 로봇수술을 전립선, 대장·직장, 갑상샘, 부인질환 등 다양한 임상분야에 접목시키며 독보적인 수술 테크닉을 발전시켜 로봇수술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

맞춤형 항암치료를 선도

안암병원에서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맞춤형 항암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암 환자의 삶의 질까지 고려한 새로운 개념의 표적치료제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암 세포의 특정 유전자변화를 타깃으로 하는 맞춤형 표적항암치료제 개발을 위한 다국적 임상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암의 진행과 전이를 막는 표적치료제도 진료에 도입하고 있다.

박경화 안암병원 암 센터 교수는 “항암제를 선택할 때 환자의 사회적 활동, 전신상태, 나이, 암세포의 조직학적 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며 “환자의 항암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대되는 치료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은 낮추는 한편 최상의 삶의 질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표적치료제를 이용한 맞춤치료를 위해서는 정교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안암병원은 첨단 암 진단 기술을 개발해 앞으로의 암 치료 역사를 바꿀 진단법 개발에 힘쓰고 있다. 그중 하나인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은 혈액에 떠다니는 암세포 유전자를 분석하는 첨단진단법이다. 혈액검사만으로 암의 유전자변이를 파악해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찾아내는 것이다. 안암병원에서는 조직검사에 더해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을 도입해 미세한 유전자 변화까지 찾아내 표적항암치료제의 적용을 돕고 있으며, 고령이나 암의 위치 등의 문제로 조직검사가 부담이 큰 환자에도 적용할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열홍 암 센터장은 “수많은 연구로 이뤄진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개인 맞춤형 의학이 가능한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암센터 의료진들이 암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을 보면서 치료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암센터 의료진들이 암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을 보면서 치료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안암병원은 첨단의학을 넘어 환자의 마음을 치유하는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환자의 마음까지 아우르는 ‘암 치유 희망병동’을 개설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안암병원은 환자 최우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환자경험의 날’을 지정했다. 병원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직접 가상의 환자가 되어 실제 환자들과 동일한 프로세스를 경험하며 그 과정에서 수집된 개선사항이 환자 중심의 시스템으로 혁신하는 원동력으로 삼는다. 안암병원은 외래예약 및 진료는 물론이고 입퇴원과 병동생활에 이르기까지 1박 2일로 진행되는 환자경험의 날을 통해 실제 환자의 관점에서 문제점을 찾아 환자를 위한 시스템 개선에 도입하고 있다. 이런 혁신을 통해 이룬 첫 결과물이 암 치유 희망병동이다.

암 치유 희망병동에는 각 진료 과의 암 환자가 다학제 의료진들의 체계적, 종합적, 맞춤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특화된 시설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암치유 희망병동은 암환자 전문교육과 실무과정을 거친 의료진만을 배치하고, 한 환자를 위한 최상의 다학제 진료를 통해 신뢰와 만족을 주고 있다. 수술 뒤 각종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활 및 운동요법, 합병증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영양상담, 정신심리 상담 등을 병행하고 있다.

김열홍 센터장은 “암 치료 과정은 여러 분야의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의 노력과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본원에서는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는 높이는 안전한 항암치료를 통해 환자가 최선의 치료 결과와 만족을 얻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암치유 희망병동에는 어느 병원에도 없는 특별한 ‘희망우체국’이 있다. 희망우체국은 우편물을 보내면 1년 뒤에 배달되는 느린 우체국이다. 안암병원은 환자가 1년 뒤 자신의 투병생활을 돌아보거나 혹은 환자가 가족의 곁을 떠나기 전 남긴 메시지를 전달해 추억과 감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느린 우체국을 마련했다. 환자들은 희망우체국에 비치된 엽서와 빨간 우체통을 통해 1년 뒤의 건강을 되찾을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이런 메시지를 담는 과정에서 암 극복의 용기와 삶에 대한 의지와 긍정적인 사고 등이 적극적인 치료로 이어져 환자의 치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영훈 안암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환자의 건강한 삶과 행복을 위해 치료를 넘어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전인적 치료를 실천하고 있다”며 “환자의 평생 동반자로서 환자에게 희망이 되고 최선의 선택이 되어 동행하는 병원 이상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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