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살인 경찰에 관대한 미국”…용의자 사살 경관 기소된 경우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3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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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총격 등으로 용의자를 숨지게 한 미국 경관 수천 명 가운데 검찰에 의해 기소된 사람은 5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유죄 판결을 받은 경관은 단 11명에 불과했고 21명은 무죄 판결을 받는 등 경관에 대한 법원의 온정주의가 만연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 오하이오 주 볼링그린주립대 연구팀과의 공동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도한 심층 분석 기사에서 이같이 전하며 “미국은 살인 경찰관에게 관대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백인 경관의 흑인 용의자 피격 사망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찰은 ‘정당한 업무 수행’으로 기소를 면하고 기소된 경우도 법원의 처벌을 피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기소된 54명의 경관 중 43명은 백인이었고 흑인은 9명, 기타 인종이 2명이었다. 반면 총격 피해자 49명 중 33명이 흑인이었고 백인은 14명, 기타 인종이 2명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유죄가 확정된 11명의 경우도 평균 형기가 징역 4년으로 일반 살인사건에 비해 짧았고 일부는 수주일 내에 풀려나기도 했다.

경찰이 기소된 경우는 △비무장한 사람에게 총격을 가했거나 피해자의 등 뒤에서 총을 쏜 경우 △사건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 증거가 제시된 경우 △다른 경찰관이 기소된 경관의 유죄를 입증하는 증언을 한 경우 △가해 경관이 사건 은폐를 시도한 경우 등이었다. 기소된 54명 중 유죄 11명, 무죄 21명을 제외한 22명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판결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W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무죄 판결 비율이 높은 것은 배심원들이 경찰에 대해 ‘법을 집행하는 좋은 경찰(good cop)’의 이미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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