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5월 러 전승절 만남 불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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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대신 윤상현 특사 파견… 北은 4월 셋째주 고위사절단 방러
22일 반둥회의 황우여 부총리 참석

외교부는 다음 달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전승 기념행사 ‘대조국(大祖國) 전쟁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대통령 정무특보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이 대통령 대신 특사로 참석한다고 11일 밝혔다. 대조국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중 1941년 나치 독일이 소련을 상대로 벌인 ‘독소(獨蘇)전쟁’의 소련식 명칭이다.

반면 북한은 고위급 사절단을 러시아에 파견할 계획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 언론은 10일(현지 시간) 노두철 북한 부총리를 비롯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국방부 장관에 해당), 궁석웅 외무성 부상이 이번 주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측은 올해 ‘북-러 친선의 해’를 맞아 북한 대표단이 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5월 전승 기념행사 참석을 위한 사전 조율일 가능성도 있다. 특히 관심이 가는 인물은 현영철이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도 ‘드미트리 야조프 전 소련 국방장관의 90세 생일 축하행사 참석’이라는 명분으로 방러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면담한 바 있어 이번에도 면담 성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2005년 5월에 열린 종전 60주년 행사에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비롯해 패전국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등 40여 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하지만 올해 정부는 한국이 대조국전쟁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제재를 받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이 이 행사에 불참하는 것으로 결론 낸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올해 한러 수교 25주년 및 상호방문의 해를 맞아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선 22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반둥회의 60주년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비동맹 정상회의)’에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북한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참석시키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남북한이 동시에 초청받았던 러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의 남북 정상 만남은 모두 불발됐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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