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 전국 9번째 ‘창조센터’…“메카트로닉스 허브 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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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9번째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경남 창원 의창구 창원과학기술진흥원에 9일 문을 열었다. 올해 창업 119주년으로 국내 최장수 기업인 두산이 경남센터를 지원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출범식에서 “(경남센터는) 업종 간, 대·중소기업 간, 청·장년 간 트리플 융합을 통해 제조업 혁신을 선도하는 동남권 메카트로닉스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카트로닉스’는 기계공학(Mechanics)과 전자공학(Electronics)의 합성어로 융합기술공학야를 말한다.

박 대통령은 “세계 제조업은 메카트로닉스 혁명을 맞이하고 있다”며 “경남센터가 자리 잡은 창원 국가산업단지는 우리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기계공업의 요람이자 대한민국 중화학공업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말했다. 경남센터는 1200억 원 규모의 스마트기계 육성 전용펀드를 만들어 2020년까지 메카트로닉스 분야 창조기업 800개를 지원할 계획이다.

● 트리플 융합으로 기계산업 혁신

경남은 우리나라 기계와 부품 생산액의 28%, 수출액의 24%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국가 기계 산업의 핵심이다. 그러나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 필요했다. 중국이 성장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전통적 기계 산업이 가진 성장 한계에 부딪쳐서다.

경남센터는 ‘정보통신기술(ICT)’ ‘대·중소’ ‘청·장년’ 등 세 가지의 융합에서 길을 찾았다. 우선 스마트 기계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스마트 기계는 센서가 장착돼 원격 모니터링이나 자동화가 가능한 것이다. 지능형 로봇이 사례다.

이를 위해 경남센터는 국내 최고의 ‘메이커 스페이스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역대학과 연구기관, 기업간 개방형 네트워크를 통해 중소·벤처기업이 빠른 시간에 저렴하게 시제품을 만들어보고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전문시험(테스트)을 지원하는 것이다. 경남센터 1층에는 경남 테크노파크 주관으로 동남권 최대 규모의 3D 프린팅 제조혁신지원센터가 곧 세워진다. 3D 프린팅 센터가 설치되는 건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내에서도 최초다. 여기서 중소·벤처기업은 시제품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다.

경남센터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플랫폼도 만들 계획이다. 기계 산업을 하는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온라인 시스템 ‘I-Gen(경남센터의 가칭)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한다. 우선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대우조선해양 등 도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향후 부산 경북 대구 울산 등 동남권 기업, 전국 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대기업의 부품 국산화 수요와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역량 등을 모두 데이터베이스화 하면 지금까지 개별 네트워크에 의존하던 협력사 발굴 과정을 바꿀 수 있다는 게 경남센터의 의도다. 대기업과 연구소의 기계·소재 관련 핵심기술 정보도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중장년층과 퇴직자의 숙련된 기술과 노하우를 청년층에 전수하기 위해 시니어 특화지원 센터도 설치한다. 중장년층 기술 인력의 현장 아이디어를 온라인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창업으로 연결하거나 중소·벤처기업에 중개할 계획이다.

● 물(水)산업 육성

경남센터는 세계 최고의 해수담수화 기술을 기반으로 대체수자원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 해수담수화 기술은 두산중공업이 세계 1위이고 한국이 세계 시장의 7%를 점유하고 있는 분야다.

경남센터는 두산의 글로벌 워터 거점(영국 두산 엔퓨어, 미국 두산 하이드로 테크놀로지)을 활용해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물산업과 관련된 인재를 육성하고 취업을 돕기 위해 워터 캠퍼스도 운영한다. 대구·부산센터와 연계해 동남권 물산업 벨트도 구축한다. 박 대통령은 “경남 센터는 대구의 물산업 클러스터, 부산의 담수화 플랜트를 연계하는 동남권 물산업 벨트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노화 바이오산업도 발전시킬 계획이다. 경남에는 한방약초 산양삼 녹차 버섯 마늘 등 항노화 천연물이 풍부한데 이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경남은 지리산과 한려수도를 가진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천혜의 토양에서 나오는 항노화 천연자원이 매우 우수하다”며 “충북센터와 협업해 한방 기능성 화장품과 의약품 원료를 개발해 수출 전략품목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품화나 마케팅 능력이 취약한 점은 두산의 퇴직 임원이 보강하고 광고콘텐츠는 두산 계열 광고회사인 오리콤이 도와준다.

경남센터는 원스톱 서비스를 시스템화했다는 게 특징이다. 온라인 사전진단을 통해 고객의 수요를 미리 파악하고 전담 코디네이터가 상담 자료를 들고 직접 찾아 맞춤형 컨설팅을 해준다. 이는 기존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갖고 있던 금융 법률 특허상담 기능에 추가된 것으로 경남센터는 원스톱 서비스 기능을 다른 센터로도 확산시킬 계획이다.

경남센터가 스마트 기계 육성과 창업 지원을 위한 펀드 규모는 총 1700 억 원. 신규 매칭 펀드 300억 원, 경남지역 우선 배정 동반성장펀드 800억 원 등 지역 벤처 및 중소기업 육성 목적으로 조성한 펀드가 총 1200억 원이다. 지역 시니어 창업 지원을 위해 저리 융자 지원 펀드도 500억 원을 조성했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최예나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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