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피하나”에서 “어떻게 임신하나”…성교육법 바꾸는 유럽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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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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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성교육이 “어떻게 임신을 피하나”에서 “어떻게 임신하냐”로 전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 보도했다. 낮은 출산율과 경제성장률로 고전하고 있는 유럽이 10대 성교육 커리큘럼에도 손을 대고 나선 것이다.

NYT에 따르면, 10대 학생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덴마크의 비영리단체 ‘성(性)과 사회(Sex and Society)’는 최근 성교육 커리큘럼을 수정했다. 피임 방법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임신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교육 내용이다.

NYT는 안전한 피임에서 안전한 임신으로 교육방침을 전환하는 추세가 유럽 국가 전반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덴마크의 경우 경제적 위기와 낮은 고용률이 기존에 낮았던 출산율을 더욱 악화시키며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UN에 따르면 유럽은 20~64세 100명 당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8명이다. 미국은 24.7명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21세기 말이 되면 50명에 육박할 것으로 UN은 전망하고 있다.

마리안느 롬홀트(Marianne Lomholt) ‘성과 사회’ 국장은 “수년 동안 우리는 안전한 성, 임신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서만 얘기해 왔다. 그러다 갑자기 어떻게 임신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학생들에게 말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이 방향이 유럽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NYT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창의적인 캠페인도 소개했다. 일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08년을 ‘가족의 해’로 정하고 남녀 커플이 미끄러져 붙어 앉을 수 있는 휘어진 공원의자를 만들었다. 싱가포르의 경우 래퍼가 등장해 “나는 애국적인 남편, 너는 나의 애국적인 아내. 호텔을 예약해서 아기를 만들어내자”라며 랩을 하는 사탕 브랜드 멘토스 광고가 화제가 됐다고 소개했다.

덴마크의 경우 성직자가 공개적으로 성과 에로티시즘에 대해 글을 쓰거나 영화배우가 아이를 가지고 싶어 하는 남녀를 위한 데이트 웹사이트를 만드는 등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활동이 늘고 있는 추세다. 덴마트의 한 여행회사는 지난해 “덴마크를 위해 하세요!Do It for Denmark!)”라는 프로모션 캠페인을 열었는데 이 캠페인 광고가 화제가 됐다. 광고는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 들어가는 젊은 덴마크 커플이 등장하며 “덴마크 사람들은 휴가 때 46% 더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성관계가 덴마크의 미래를 구할 수 있을까요?”라는 물음으로 끝난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 안토리니(Christine Antorini) 덴마크 교육부장관은 “정부는 지금 건강과 성생활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와 사회단체들의 노력으로 지난해 덴마크는 출생 수가 2013년보다 1000여 명 더 많이 집계됐다. 4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한 수치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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