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실력은 ‘3박자’에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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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공부력’이다]<1>공부를 잘할 수 있는 잠재력, ‘공부력’이란

운동선수에게 기초체력이 중요한 것처럼 공부를 잘하려는 학생에게는 성실성, 스트레스 대처 능력, 학습 자신감 등의 ‘공부력’이 중요하다. 공부력은 앞으로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의미한다. 동아일보DB
운동선수에게 기초체력이 중요한 것처럼 공부를 잘하려는 학생에게는 성실성, 스트레스 대처 능력, 학습 자신감 등의 ‘공부력’이 중요하다. 공부력은 앞으로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의미한다. 동아일보DB
《 공부를 잘하고 싶은 것이 대부분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이다.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많은 학부모들은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한다”, “시험에 대한 압박이 심한 것 같다”, “공부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한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른다” 등의 이유를 댄다. 그런데 앞에 열거한 이유들을 살펴보면 ‘성실성’, ‘스트레스’, ‘자신감’, ‘학습동기’ 등의 요소가 공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동아일보와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는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이 학생의 인성과 환경 요소와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보고 이를 ‘공부력’으로 명명했다. 진학사가 2012년부터 진행한 ‘진로진학예측검사(KMDT)’를 받은 학생 2만2981명의 인성검사와 성적 자료를 바탕으로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요소들을 추출했다. 분석 결과, 공부력은 ‘성실성+스트레스 대처 능력+학습 자신감―가정 내 불편감’으로 정의할 수 있었다.

○ 공부력을 강화시키는 세 가지 요소


서울 K고교 1학년인 이모 군은 모의고사 평균 4등급의 중간 수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 군 어머니에 따르면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시간도 긴 편이고, 수학은 과외를 받고 국어 영어는 단과학원을 다닌다. 이 군 어머니는 “성실하게 공부를 하는데도 성적이 안 오르는 이유를 알고 싶다”며 이 군과 함께 상담을 받았다. 검사 결과, 이 군의 공부력은 상당히 낮은 수준. 특히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100점 만점에 17점으로 최하 수준이었고 성실성도 37점으로 보통 이하였다. 평소 아들이 성실하다고 믿었던 이 군 어머니는 결과를 받고 깜짝 놀랐다.

공부력의 첫 번째 요소인 성실성은 교사나 부모의 말을 잘 따르고 숙제를 꼬박꼬박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실성은 인내력과 책임감을 포함하는 특성으로, 목표로 한 일을 철저하고 책임감 있게 수행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 윤동수 이사는 “분명한 학습동기를 갖고 공부하면서 주어진 시간을 책임감 있게 보내는 ‘자기 조절 능력’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선 사례의 이 군은 스스로 계획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공부해온 학생이었다.

두 번째 요소인 스트레스 대처 능력은 학생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이 발생하거나 좌절을 경험했을 때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스트레스 대처 능력은 특히 시험과 관련이 깊다. 대처 능력이 높은 학생들은 시험의 불안과 압박을 잘 견뎌낼 수 있고 시험 결과가 나쁘더라도 극복할 힘이 있다.

세 번째 요소인 학습 자신감은 공부를 하면서 어려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자신감,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 등을 뜻한다. 학습 자신감이 높은 학생들은 노력한 것에 비해 결과가 부족하더라도 더욱 노력하면 다음에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윤 이사는 “학습 자신감은 크고 작은 성취를 통해서 쌓을 수 있는데, 남이 시키는 대로 공부해서 얻은 성취보다는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해 성취를 얻었을 때 더욱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권위적인 부모, 가정 내 불편감 높인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요소는 높을수록 공부력을 강화시키지만 가정 내 불편감은 높을수록 공부력을 약화시키는 요소다. 가정 내 불편감은 가정에서 경험하는 심리적 불편함을 의미한다. 진학사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자녀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 너무 낮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간섭이 심할 경우, 가정 내 의사소통이 부족할 경우는 가정 내 불편감이 컸다. 특히 청소년기 학생들은 부모가 권위적일수록 불편감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부력은 실제 성적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진학사 KMDT를 받은 고교생 2만2981명을 모의고사 등급대별로 나눠본 결과 등급이 높을수록 공부력지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이사는 “공부력지수가 높은 학생들은 학습전략을 잘 세우는 것이 공통적인 특징”이라며 “다른 학생들과 비슷하게 학교와 학원 수업을 받더라도 틈틈이 순수 자기 공부 시간을 확보한다”고 말했다. 주어진 시간을 계획적으로 나눠서 필요한 영역의 공부를 자발적이고 집중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공부력#학습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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