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토막살인, 남편이 범인 “다투다 홧김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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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집서 살해후 7km밖 유기… 조카집에 시신 일부 또 버렸다 잡혀

경기 시흥시 시화방조제 토막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시흥경찰서 수사본부는 8일 피해자의 남편인 김하일 씨(47·중국동포·사진)를 검거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일 오전 11시경 시흥시 정왕동 자신의 집에서 부인 한모 씨(42)와 말다툼을 벌인 뒤 살해했다. 김 씨는 다음 날 오전 화장실에서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뒤 오후 5∼7시 자전거를 타고 시화호로 이동해 시신 일부를 두 차례에 걸쳐 버렸다. 김 씨는 “야근을 하고 퇴근했는데 집사람이 자꾸 중국에 집을 살 돈을 달라고 졸라 화가 나서 망치로 때리고 목 졸라 죽였다”고 말했다. 범행 현장인 김 씨의 집과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직선거리로 5km, 자전거길로 7km가량 떨어져 있다.

김 씨는 부인을 죽이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하면서도 태연히 직장에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오전 7시 20분경에는 자신의 집에서 200m가량 떨어진 조카의 집 옥상에 부인의 시신 중 양팔과 다리 부분이 담긴 가방을 유기했다. 뒤를 쫓던 경찰이 가방 속 시신을 확인한 뒤 오전 10시 20분경 시화공단 내 직장에 출근한 김 씨를 체포했다.

김 씨는 철골 골조를 만드는 공장에서 노동일을 했다. 경찰은 한 씨의 신원이 밝혀진 7일 오후부터 김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뒤를 쫓았다. 김 씨와 한 씨는 1996년 결혼했고 현재 중국 지린(吉林) 성에 어머니와 아들(19)이 거주하고 있다.

경찰은 시신 훼손이나 유기 수법 등으로 미뤄 계획적인 범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 씨는 시신을 토막 내고 유기한 이유에 대해 “시체를 찾지 못하게 하려고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 이후 도주할 목적으로 여행사에 전화를 건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김 씨의 집을 정밀 감식해 망치 등 증거물을 다수 확보했고 시신 훼손에 사용된 흉기를 찾기 위해 집 근처를 수색 중이다.

김 씨의 집은 시화공단 근처로 중국동포를 비롯해 외국인 근로자 밀집 지역이다. 김 씨는 이곳의 한 다가구주택(16가구 거주) 2층에 살았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 관련 증거를 추가로 확보한 뒤 10일 살인 및 사체 훼손, 유기 등의 혐의로 김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시흥=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시화방조제#토막살인#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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