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美 비난 나선 하메네이… 내부 단속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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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S 격퇴하는 데 관심 없어”… 지지층 이탈 막고 IS전선 강화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경건한 종교지도자라기보다는 노회한 정치권력가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펼친 그의 친서외교 덕분에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가 협상 타결 이후 닷새간의 침묵을 깨고 7일 트위터를 통해 입을 열었다.

“시온주의자(이스라엘)와 서방, 특히 미국은 테러조직이 무슬림 국가를 상대로 만행을 저지르는 것에 흡족해 한다. 이들은 ISIS(이슬람국가 IS의 옛 명칭)를 격퇴하는 데 관심이 없다.”

핵 협상에 대한 언급 대신 엉뚱하게도 미국에 대한 비난이 담겼다. 그는 왜 이 시점에서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을까.

이란혁명 이후 이란 국민의 구심점 역할을 해 왔던 반미주의가 느슨해지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미국보다 수니파 무장단체인 IS 격퇴가 더 시급한 문제임을 우회적으로 암시했다는 분석이다. 또 하메네이가 자신의 전통적 지지세력인 강경보수파의 이탈을 막기 위해 핵 협상과 대미 관계는 별개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메네이의 트위터 메시지가 발표된 같은 날 이란 보수파의 중추세력인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이란 국민과 혁명수비대는 협상단의 정치적 노력에 사의를 표한다”며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이란#하메네이#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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