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김훈의 소설 ‘화장’이 영화로 나오기까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9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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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장’은 김훈의 소설 가운데 비교적 덜 알려진 단편이지만 가장 먼저 영화화된 작품이다. 영화는 임권택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안성기 김호정 김규리가 출연했다. 사진제공|명필름
영화 ‘화장’은 김훈의 소설 가운데 비교적 덜 알려진 단편이지만 가장 먼저 영화화된 작품이다. 영화는 임권택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안성기 김호정 김규리가 출연했다. 사진제공|명필름
김훈 소설 가운데 비교적 덜 알려진 단편
심재명 대표·임권택 감독 영화화 ‘한뜻’
판권도 풀려…김훈 작가도 흔쾌히 수락


영화 한 편이 탄생하기까지에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지만 때론 이를 무력하게 만드는 ‘운 때’가 결정적인 한 수가 되기도 한다.

영화 ‘화장’이 딱 그렇다. 베스트셀러 작가 김훈의 소설 가운데 비교적 덜 알려진 단편이지만 가장 먼저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도 ‘운’과 ‘때’가 영향을 미쳤다.

‘화장’의 영화화는 소설이 나온 2004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이 소설을 읽은 영화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곧장 출판사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한 발 늦었다. 판권은 이미 한 영화사에 팔린 상태였다. 게다가 유명 감독이 연출을 맡기로 돼 있었다. 더는 욕심을 낼 수 없었다.

다만 거기서 포기하거나 잊었다면 영화 ‘화장’은 세상에 나오기 어려웠다.

2012년. 심 대표가 임권택 감독을 만났다. 거장을 찾아가 “영화를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터였다. 임 감독은 흔쾌히 수락했다. 두 사람은 소설 ‘화장’을 거의 동시에 떠올렸다. 다행이었을까. 그때까지 영화로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판권 구입을 다시 문의했다. 출판사는 ‘영화 판권 계약 기간이 종료돼 저작권이 작가에게 돌아갔다’고 답해주었다.

김훈 작가는 임권택 감독이 자신의 단편소설을 영화로 만들겠다고 하자 망설임 없이 동의했다. 사실 장편 ‘칼의 노래’부터 ‘남한산성’까지 김 작가의 소설은 꾸준히 인기를 얻었지만 한 번도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악사 우륵의 삶을 그린 ‘현의 노래’가 2010년 3D영화로 제작될 계획이었지만 여러 여건으로 중단됐다. 우연인지, 인연인지 ‘현의 노래’에 출연키로 했던 배우도 ‘화장’의 주인공 안성기다.

‘화장’은 지난해 1월1일 촬영을 시작했다. 시나리오와 각색 작업으로 2년을 보낸 뒤였다. 시나리오는 송윤희 작가가 썼다. 의료문제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하얀 정글’의 연출자이면서 현직 의사이다. 심 대표는 “여주인공(김호정)이 뇌종양을 앓는 상황과 그 심리를 누구보다 잘 쓸 수 있을 거라 믿었다”면서 그가 “임 감독님과 함께 상당한 노력 끝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귀띔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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