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화수분’ 구자욱 딜레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9일 05시 45분


구자욱.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구자욱.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뛰어난 타격감 불구 실책 잦아 류감독 고민

구자욱(22·사진)은 ‘삼성판 화수분 야구’의 2015년 버전을 상징하는 선수다. 삼성에서 모처럼 등장한 잘 생기고 늘씬한 외모로 먼저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기대이상의 장타력을 선보이며 또 한번 눈길을 사로잡았다. 삼성 주전 1루수 채태인이 무릎부상으로 개막 직후 결장하자 주전 1루로 나서며 이름을 더 널리 알렸다.

그러나 딜레마가 시작됐다. 삼성은 수비를 첫 번째로 하는 팀이다. 최강 불펜, 안정된 선발, 막강한 공격력으로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를 이뤘지만 그 바탕에는 수비가 있었다. 무사 1·2루서 타순이 클린업 트리오가 아니면 희생번트 작전이 정석이지만, 상대가 삼성이라면 망설여진다. 희생번트 상황에서 타자주자가 아닌 2루주자를 3루에서 잡아내는 삼성의 수비 시프트는 국내에서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다. LG 양상문 감독이 “삼성 수비가 가장 부럽다. 그러나 그 정도 수준의 수비를 완성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평가할 정도다.

특히 류중일 감독은 삼성의 수비를 완성시킨 주인공이다. 삼성 수비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크다. 여기서 구자욱의 딜레마가 비롯된다. 2012년 3루수로 삼성에 입단한 구자욱은 팀의 장기적 계획에 의해 곧 군에 입대했고, 상무에서 1루수와 외야수로 뛰었다. 삼성에서도 1루와 외야 자원이다.

류 감독은 “(구자욱은) 3루수를 보기에는 송구가 불안하고 1루수로도 아직은 그렇게 안정적이지 않다. 외야로 갈 때도 박해민이 수비에서 일단 앞선다”며 “홈런 1개보다 실책 하나 하지 않는 것이 팀에 더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채태인이 7일부터 퓨처스리그에서 경기에 나섰다. 채태인이 1군에 올라온다면 구자욱의 쓰임새에 대해 큰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자욱은 8일 대구 롯데전에 앞서 치른 올 시즌 8경기에서도 홈런 2개를 쳤지만 실책은 이보다 많은 3개였다. 따라서 대타 또는 대주자로 나서며 1루에서 채태인과 경쟁할 수도 있고, 아예 당분간 2군에서 수비력을 다듬을 수도 있다. 1군에서 자리 잡기 위해 수비에서 분발이 필요한 구자욱이다.

대구|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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