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삼성 김계령 은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9일 05시 45분


사진제공|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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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옥자의 딸 꼬리표가 지금 날 만들었다”

여자프로농구 삼성 김계령(36·사진)이 8일 은퇴를 발표했다.

숭의초등학교에서 농구를 시작한 김계령은 숭의중∼숭의고를 거쳐 1998년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1998년 프로 원년 여름시즌부터 2004년 겨울시즌까지 정규리그 우승 6회, 챔피언 결정전 우승 4회 등을 기록하며 삼성생명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2005년 여름시즌부터 2009∼2010시즌까지는 우리은행에서 정규리그 우승 2회, 챔피언 결정전 우승 2회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2008∼2009시즌(20.1점), 2009∼2010시즌(21.4점)에는 2년 연속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통산 기록은 총 501경기, 평균 11.8점·6.0리바운드·1.8어시스트다. 500경기 출전은 신정자(신한은행), 변연하(KB스타즈)에 이어 여자프로농구 사상 3번째다.

김계령의 어머니는 대한육상경기연맹 백옥자 여성위원장(64)이다. 백 위원장은 1970방콕대회와 1974테헤란대회에서 아시안게임 2회 연속 투포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의 마녀’로 명성을 떨쳤다. 김계령도 1998년부터 2011년까지 13년간 국가대표선수로 활약하며 올림픽 2회, 아시안게임 3회, 세계선수권 4회 등 주요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2006도하아시안게임에선 여자선수단 총감독과 선수로 모녀가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김계령은 “사실 어렸을 때는 ‘백옥자의 딸’이란 꼬리표가 부담스러웠다. 사람들의 관심이 싫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어머니의 존재가 내 운동에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올곧게 농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됐다. 어머니처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밝혔다. 어머니는 2개의 금메달과 인연을 맺었고, 딸은 2002부산대회와 2010광저우대회에서 2개의 은메달을 획득했다.

지난해 5월 황동석(40) 씨와 백년가약을 한 김계령은 은퇴 이후 임신과 출산을 소망하고 있다. 한체대 박사과정을 이어가며 지도자 수업도 받을 계획이다. 김계령은 “영어에 대한 강점을 살려서 외국인선수와도 소통이 잘 되는 코치가 되고 싶다. 아기를 낳은 뒤엔 다시 농구로 돌아와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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