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29%만 “日 제2차 세계대전 사과 불충분”…일본인 답변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8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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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5명 중 3명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저지른 일’에 대해 이미 충분히 사과했거나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에 대해선 일본인보다 미국인의 찬성 비율이 더 높았다.

7일(현지시간) 미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미국과 일본 국민 각 1000명을 상대로 ‘2차 대전 종전 70년’을 기념해 최근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응답자 중 61%가 일본이 2차대전 관련 충분히 사과했거나(37%) 사과할 필요가 없다(24%)고 대답했다. ‘충분히 사과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29%에 불과했다. 센터 측은 “대부분의 설문에서 세대 차이가 드러났는데 이 항목에서도 65세 이상은 ‘사과가 충분치 않다’가 50%에 달했으나, 18~29세의 젊은 세대의 대다수(73%)는 ‘충분히 사과했거나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같은 설문에서 일본인은 ‘충분히 사과했다’(48%)와 ‘사과할 필요 없다’(15%)는 대답이 63%에 달했고 ‘충분히 사과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28%였다.

미국인 조사 대상자의 47%가 일본 군대가 아·태 지역에서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지지했다. ‘과거 일본군의 행태 등으로 봐 역할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43%)보다 4%포인트 많았다. 이는 미국 정부의 예산 감축과 중동 우크라이나 등 다른 지역에서의 긴장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이 지역 방위에서 미국과 부담을 나눠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일본인 응답자 중 68%는 자위대의 역할을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응답했고 23%만 군비 확대에 찬성했다. ‘일본 군대의 아태지역 역할 확대’에 대한 찬성 의견은 미국이 24%포인트 높고, 반대 의견은 일본이 25%포인트 높은 것이다.

미일 양국 국민 모두 중국에 대해선 강한 불신감을 보였다. 미국인 중 30%, 일본인 중 단 7%만 ‘중국을 신뢰한다’고 대답했다. 미국인 응답자 중 60%가 ‘중국이 군사적 경제적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미일 관계가 더 중요해졌다’고 대답했다. 반대로 ‘덜 중요해졌다’는 대답(6%)의 10배였다. 결국 믿을 수 없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서 일본의 역할에 대한 미국인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이름을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는 미국인 응답자는 73%에 달했다. 이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스타 선수인 스즈키 이치로를 모른다는 응답자(32%)보다 41%포인트 많은 것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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