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대통령 “북한 김정은 봐도 악수하지 않을 것”…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8일 14시 41분


코멘트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은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을 봐도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7일 말했다.
체코 CTK 통신에 따르면 제만 대통령은 라디오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2차 대전 때 숨진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것이지 군사 퍼레이드를 보러 가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해서도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제만 대통령이 김정은을 외면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만 대통령이 모스크바 방문을 놓고 논란이 일자 김정은은 만나지 않겠다며 미리 선을 그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까지 미국을 포함한 서방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 합병에 항의해 모스크바에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 5일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를 이유로 불참 결정을 내리며 러시아 주재 자국 대사가 행사에 대신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서방 주요국 정상이 잇따라 불참 의사를 표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군사 퍼레이드에는 참석하지 않고 10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는 타협안을 택했다.

하지만 제만 대통령은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 중 사실상 유일하게 종전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체코 주재 미국 대사가 이에 대해 “어색할 것”이라고 밝히자 제만 대통령은 미국 대사에게 체코 대통령궁 출입 금지를 통보하는 등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은 러시아 측에 참석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다음 달 모스크바를 방문하면, 권력 승계 후 첫 외국 방문이 된다.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