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모던한 디자인에 똑똑한 기능 담아… “이게 바로 헤드 스타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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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만 라우터바흐 헤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인터뷰

《 스포츠 브랜드 헤드(Head)가 2015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선보인 제품의 특징은 한마디로 ‘똑똑한 스포츠 의류’다. 근육과 관절의 움직임을 고려해 땀이 많이 나는 부분에만 통풍 기능을 적용했고, 에고(요가) 라인에는 운동할 때 아프지 않도록 엉덩이 중간에 패치를 더했다. 환경을 생각해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코오롱FnC 본사에서 만난 헤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틸만 라우터바흐 씨. 단순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강조하는 그는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디테일한 부분에 재미있는 요소가 숨어있는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코오롱FnC 본사에서 만난 헤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틸만 라우터바흐 씨. 단순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강조하는 그는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디테일한 부분에 재미있는 요소가 숨어있는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런 변화에는 지난해 10월 헤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한 틸만 라우터바흐 씨가 있다. 독일에서 태어난 틸만 씨는 프랑스 파리의 에스모드 패션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신진 디자이너다. 2010년 아식스 오니쓰카 타이거와 함께 협업한 것 외에 이력이 화려하진 않지만 지난해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그룹이 매년 신인 디자이너를 발굴해 지원하는 어워드에 선정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2004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패션 브랜드 ‘틸만 라우터바흐’를 선보였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코오롱FnC 본사에서 만난 그는 다소 쑥스러운 듯 보였지만 조곤조곤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얘기했다. 그가 직접 만들었다는 검정옷은 군더더기 하나 없는 디자인에 정말 편안해보였다. 헤드의 이번 제품에서도 단순하고 실용적인 그의 스타일이 곳곳에 묻어난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이번 봄여름 컬렉션을 통해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헤드의 창업자인 하워드 헤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 출신의 항공엔지니어로 논리적인 엔지니어의 재능을 스포츠 용품과 의류에 접목했다. 나무 소재 스키가 무겁고 불편해 가벼운 메탈 스키를 만들었고, 테니스 라켓이 작은 탓에 공이 잘 나가지 않아 큰 사이즈의 라켓을 개발했다. 패션도 혁신이 필요한 분야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됐다. 이번 컬렉션을 통해 다시 헤드 브랜드의 본질로 돌아가고 싶었다. 깔끔한 디자인과 똑똑한 기능에 의류업계의 가장 최신 기술을 접목하고 싶었다.”

Q: 이번 컬렉션을 통해 헤드에 어떤 변화를 주고 싶었는가.

“스포츠만을 위한 옷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다른 스포츠 브랜드가 자신과의 싸움,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을 중시한다면 헤드는 스포츠를 통해 소비자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이번에 처음 시도한 테니스공 주머니처럼 작은 디테일이 살아있는 똑똑한 옷을 만들고 싶었다. 좋은 디자인과 나쁜 디자인은 없다. 다만 디자인의 성패는 센티미터(cm)가 아닌 밀리미터(mm)에서 결정되는 법이다.”

Q: 아웃도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국내 시장은 아웃도어 의류와 스포츠 의류의 경계가 불분명해졌다. 치열한 이 시장에서 헤드는 어떤 전략을 추구할 것인가.

“한국의 스포츠의류 시장은 미국을 비롯해 그 어떤 시장에서도 볼 수 없는 치열함이 있다. 제품에 투자하는 것만큼 마케팅에도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 무엇보다 디자인과 색상이 정말 화려하다. 우리는 경쟁사의 규모를 따라가기보다 우리만의 스타일을 담은 틈새 시장을 겨냥하고 싶다. 헤드는 헤드만의 강점이 있다. 조직이 작은 대신 유연하고 변화를 발 빠르게 반영해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다. 환경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헤드만의 강점이다.”

Q: 제품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패션은 문제를 이해하고 그것에 대한 적절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기능이나 소재, 색상 등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나는 기능적이면서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을 좋아한다. 특히 색상과 소재를 선택할 때 필요 이상으로 과한 요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기능적인 측면 곳곳에 재밌는 요소가 숨어있는 그런 디자인을 추구한다. 다음 컬렉션을 통해 이런 기능과 재미가 살아있는 신발을 선보이고 싶다.”

▼ 가볍고 편안한 발끝… 빈티지한 멋으로 포인트 ▼

색다른 매력 스니커즈 3종


헤드는 이번 봄여름 컬렉션을 통해 스포츠를 즐길 때 꼭 필요한 기능과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번에 선보인 스니커즈 3종은 계절에 관계없이 두루 신을 수 있도록 편안함과 세련미를 갖췄다. 헤드의 프리미엄 슈즈 컬렉션인 ‘HHH 컬렉션’은 브랜드 창시자인 ‘하워드 헤드 헤리티지(Howard Head Heritage)’의 약자를 따서 지었다. 하워드 헤드의 제품 개발 스토리에서 영감을 받아 1960년대 초기 헤드의 기능화를 재현했다. 스키 모양의 메탈 포인트와 돈피 소재로 세련된 빈티지 스타일을 살렸다. 가격은 12만9000∼14만9000원.

‘크러쉬 스니커즈’는 헤드의 특허 기술인 ‘커스(KERS·Kinetic Energy Redirect System) 시스템’을 적용해 충격 흡수와 추진력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천연 가죽에 메시 소재를 적용해 통기성이 우수하다. 스키 플레이트 디자인의 아웃솔을 적용했다. 가격은 9만9000∼10만9000원.

‘XB-51’은 항공기 XB-51을 형상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거친 바닥솔과 측면에 러버(고무) 조각을 가미한 디자인에 13개의 버블구조가 발바닥 전체를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버블라이트 미드솔로 신었을 때 가볍고 푹신한 느낌을 준다. 가격은 12만9000원.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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