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활’로 세계시장 석권 → 명품 자전거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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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장비 글로벌 1위 ‘윈앤윈’… 나노 카본 기술 다른 제품 적용
경주용 사이클 만들어 호평

전문성과 기술개발 투자로 세계 양궁 경기용 활 시장을 석권한 윈앤윈은 핵심 나노 카본 기술을 앞세워 자전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여자 양궁 국가대표 기보배가 윈앤윈 활로 시위를 당기고 있다. 윈앤윈 제공
전문성과 기술개발 투자로 세계 양궁 경기용 활 시장을 석권한 윈앤윈은 핵심 나노 카본 기술을 앞세워 자전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여자 양궁 국가대표 기보배가 윈앤윈 활로 시위를 당기고 있다. 윈앤윈 제공
요즘 국내 스포츠산업계에선 윈앤윈(WIN&WIN)이 화제다. 양궁 장비로 세계 정상을 정복한 뒤 업종이 전혀 다른 자전거 생산에 뛰어들어서도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윈앤윈은 양궁 국가대표 출신으로 대표팀 지도자까지 지낸 박경래 사장(59)이 만든 경기용 활 브랜드. 박 사장은 지도자로 1985년 세계선수권 남자 종합 우승,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및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종합우승, 그리고 1991년 세계선수권 남녀 동반 종합 우승을 이뤘다. 이렇게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1993년 경기용 활을 만드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박 사장은 카본 소재 개발에 집중했다. 카본 소재로 만든 활은 알루미늄 제품보다 떨림이 적어 정확도가 높다.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으로 윤미진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2관왕을 차지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참가 선수 325명 중 절반이 넘는 169명이 이 브랜드 장비를 사용했다. 활 사업에 뛰어들어 20여 년 만에 호이트, 야마하 등 글로벌 기업들을 차례로 제치고 양궁시장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박 사장은 “양궁 전문가라는 점이 기술 개발은 물론 마케팅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국내 업체들은 거대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마케팅 싸움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윈앤윈이 3년 전 자전거 시장에 뛰어든 배경엔 활을 만들며 개발한 나노 카본 기술이 있었다. 자전거 경량화에 관심을 둔다면 필연적으로 카본이라는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된다. 박 사장은 윈앤윈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나노 카본 기술을 자전거에 적용했다.

윈앤윈이 정한 자전거 이름은 위아위스(WIAWIS). 영어로 ‘승리의 행동(Winning Action), 승리의 정신(Winning Spirit)에서 따왔다. 위아위스의 나노 카본 기술의 근간은 카본 나노 튜브다. 이는 탄소 원자만으로 이뤄진 신소재로 전기와 열전도성이 뛰어나다. 일반 탄소섬유에 비해 인장강도가 100배 이상이어서 안전성과 균형감을 크게 높이면서 더 가벼운 몸체를 만들 수 있다. 위아위스 자전거가 고가의 외국산 자전거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것은 이런 나노 카본 기술이 만든 내구성과 충격 흡수율 능력 때문이다.

윈앤윈은 보급형 자전거가 아닌 스포츠용 사이클(MTB·도로 및 트랙 사이클)에 집중했다. 박 사장은 “선수들이 타고 이길 수 있는 자전거라면 일반 소비자도 만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국내 판매를 시작했는데 최근 위아위스를 타고 아시아 주니어선수권에서 우승한 선수가 나오는 등 벌써 좋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윈앤윈#양궁#자전거#성공 스토리#박경래#카본#위아위스#MT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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