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장성우 “최고 백업 포수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7일 05시 45분


장성우. 스포츠동아DB
장성우. 스포츠동아DB
주전급 실력임에도 절친 강민호 벽에 가려
팀당 144경기로 늘어 2번째 포수 가치 커져

프로에서 7년을 뛰었다. 생일이 빨라 이제 갓 스물다섯 살. 아직 젊은 나이,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많은 이들은 그를 ‘비운의 포수’라 부른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적어도 5개 팀에선 주전으로 뛸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완성된 유망주’. 그러나 지금 그의 위치는 백업 포수다.

롯데 장성우(사진)는 팀 내서 같은 포지션의 강민호(30)와 절친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믿고 의지하는 친한 선배와의 주전 경쟁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대형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한 국가대표 주전 포수 강민호의 벽은 아직도 높기만 하다.

10개 구단 리그의 완성으로 올 시즌부터는 팀당 144경기를 치른다. 많은 백업 선수들은 이를 큰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장성우 입장에선 144경기 시즌이 되면서 타 팀으로 떠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졌다. 그동안 많은 팀들이 그를 트레이드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냈지만, 이제 2번째 포수의 가치는 훨씬 더 커졌다.

롯데는 강민호와 장성우를 보유해 포수 포지션에서만큼은 리그 최강을 구축했지만, 팀의 2번째 포수에게는 그 시간이 더욱 초조할 수 있다. 그러나 ‘비운의 포수’는 “기회를 잡지 못한 내 탓이 크다. 지금은 최고의 백업 포수가 돼야 할 때”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장성우는 대형 유망주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강민호의 위치는 굳건했다. 2012시즌 경찰야구단에 입단해 타격에서도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은 장성우지만, 2014년 복귀를 앞둔 시점에서 롯데는 FA 강민호와 4년 계약을 했다. 장성우는 “강민호 선배가 ‘내가 떠나줄게’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시점이었는데, 선배가 계약을 마치고 ‘성우야, 부산은 이제 내 제1의 고향이다. 우린 운명인가 보다’고 또 농담을 해 함께 많이 웃었다. 항상 잘 챙겨주는 선배다. 내가 경기에 나갈 때면 아낌없이 조언해주고 많은 것을 도와준다”고 밝혔다.

프로야구선수가 매일 경기에 선발 출장하지 못하는 것은 언제나 큰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다. 장성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다른 팀에 가면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다는 평가가 따르기에 상실감은 남다를 수 있다. 그러나 장성우는 지금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는 “그동안 1군에서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한 내 책임이다. 비운의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기회가 얼마나 많았는데…. 시즌이 길다. 마스크를 쓰는 날에는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 지금은 비운의 포수가 아니라 최고의 백업 포수가 될 때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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