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의 94%가 종이신문 구독…동원그룹은 ‘T자형 인간’ 되는 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6일 18시 12분


코멘트
동원그룹 해외사업부에 근무하는 김하룡 과장(38)은 매일 아침 일간지 한 부를 들고 집을 나선다. 그는 집(서울 성동구 옥수역 인근)에서 회사(서울 서초구 양재역 근처)까지 지하철로 출근하는 30분 동안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 틈에서 신문을 꼼꼼히 읽는다. 퇴근 후에는 집에서 또 다른 신문을 보며 뉴스 내용을 비교 분석한다. 김 과장은 “포털사이트 뉴스를 주로 볼 때는 내가 관심 있는 분야만 찾아 봤는데 신문을 읽은 후로는 국제, 사회, 건강 등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알게 됐다”며 “업무상 만나는 사람들과 다채로운 주제로 소통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최근 동원그룹 안에서는 김 과장처럼 신문을 보는 임직원이 부쩍 늘었다. 이는 동원그룹이 지난해 4월부터 ‘종이신문 읽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의 날’을 하루 앞둔 6일 동원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종이신문을 구독하는 동원그룹 임원의 비율은 94%에 이른다. 팀장급(차장, 부장)의 신문 구독률도 76%나 된다. 신문을 읽는 임직원 중 2가지 이상의 신문을 비교해 읽는 사람의 비율은 44%다.

동원그룹의 신문 읽기 캠페인이 순항하게 된 데에는 김재철 회장의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밑거름이 됐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임직원 대상 강연회에서 “음식을 편식하지 않고 영양을 골고루 섭취해야 몸이 건강한 것처럼 정보도 다양하게 습득해야 한다”며 “관심 분야에 대한 기사, 포털사이트에 자주 노출되는 기사만을 접하기 쉬운 인터넷보다는 종이신문을 통해 균형 잡힌 정보를 접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동원그룹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동원 DNA’ 교육의 이름 중 ‘N’자를 ‘뉴스페이퍼’에서 따올 정도로 신문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동원그룹의 한 관계자는 “종이신문 읽기는 김 회장께서 주장하는 ‘T자형 인간’(많은 부분을 가로로 폭넓게 알되 본인이 맡은 분야는 세로로 깊이 있게 아는 사람)이 되는 방법이기도 하다”면서 “현재 40%대인 임직원들의 신문 구독률을 내년에는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