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세월호 인양 검토”…비용은 2000억 원, 기간은 1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6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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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6일 세월호 선체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세월호 후속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인양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기류다. 박 대통령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결론이 나면”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정국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인양 쪽으로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는 게 정치권 등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 내주까지 인양 검토 내용 공개

‘세월호 선체처리 관련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는 당초 3월말까지 세월호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기술 검토가 난항을 빚으면서 제출일을 4월 말로 미룬 상태다. 하지만 정부는 참사 1주기(4월 16일) 전에 중간발표 또는 최종 발표 형식으로 그때까지의 검토 내용을 우선 공개하기로 했다.

현재 기술검토 TF가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은 무게중심을 측정하는 일이다. TF의 한 관계자는 “무게 중심을 잘못 계산하면 선체가 부러질 수 있어 관련 연구를 정밀하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선체를 절단해 인양하는 방식은 배제했다. TF의 다른 관계자는 “절단 인양 방식을 사용하려 했으면 벌써 기술검토가 끝났을 것”이라며 “시신 유실의 가능성이 크고, 희생자 가족들도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F의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정부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인양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인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세월호를) 바다 속에 두면 사고가 마무리 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크레인+플로팅 독’ 방식 유력

현재 세월호는 수심 약 44m 지점에 가라앉아 있다. 배의 좌현 1~1.5m 가량이 뻘 속에 묻혀 있다. 세월호의 무게는 적재화물, 침전물 등을 더해 9000~1만1000t 가량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인양하기 위해 선박 건조용 구조물인 ‘플로팅 독(Floating Dock)’을 활용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2012년 이탈리에서 좌초한 11만t급 유람선 ‘콩코르디아호’ 인양에 쓰인 방법이다. ‘ㄷ’자 모양의 플로팅 독은 지면이 아닌 물 위에서 배를 조립하는데 쓰이는 장비다. 물을 채우면 가라앉고 물을 빼면 떠오른다.

이 방식을 채택할 경우 해수면에서 약 20m 아래에 있는 세월호 우현에 구멍을 뚫어 100여 개의 체인을 거는 것부터 인양 작업이 시작된다. 1만t급, 8000t급 대형 크레인이 동시에 투입될 예정이다. 인양 과정에서 선체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사고 해역은 물살이 최고 6노트(시속 11.1km)에 이르는데다 수심도 깊어 현장에서 바로 인양하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대형 크레인으로 세월호를 해저에서 조금 들어올린 뒤 침몰 지점으로부터 북쪽으로 약 2.5km 떨어진 동거차도 인근해역으로 옮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곳은 수심이 약 25m 정도여서 해수면으로부터 3~4m 깊이에서 작업할 수 있다.

동거차도 해역에서는 1만5000t급 플로팅 독을 선체 아래로 밀어 넣은 뒤 플로팅 독의 부력을 이용해 세월호를 물 위로 올리게 된다. 이후 대형 바지선이 플로팅 독을 끌고 항구로 이동한다.

● 인양 기간 1년 넘을 듯

해수부는 인양 비용이 적게는 1000억 원, 많게는 20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간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간은 1년 내지 1년 반 내외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2010년 1220t급인 천안함을 인양할 때는 30일간 200억 원이 들었다. 11만4500t급의 콩코르디아호는 약 2조1000억 원을 들여 2년 6개월간 인양 작업을 했다.

이날 김우남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은 ‘세월호 선체 정밀탐사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선체는 전반적으로 온전한 상태이고 선체 주변의 해저 지형도 평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인양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의지 문제”라고 밝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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