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아디다스’ 넘고…스포츠 브랜드 ‘휠라 코리아’의 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6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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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 코리아는 2007년 휠라 본사를 인수했다. 당시 휠라 콜리아가 더 높은 인수 금액을 제시한 경쟁업체들을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성장 가능성이었다.

1991년 설립된 휠라 코리아는 1992년부터 국내에 휠라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며 색다른 마케팅 전략을 썼다. 현지화 전략이었다. 이탈리아 본사는 모든 지역에 동일한 제품을 팔도록 했지만 휠라 코리아는 지역 특색을 살리는 전략을 썼다. 국가와 인종마다 각기 다른 체형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략은 적중했다. 한국에서만 국내 자체 생산으로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며 해마다 놀라운 성장을 이어갔다. 휠라 코리아는 1996년 전체 휠라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1억3000만 달러(약 14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미국 유렵에 이어 그룹 매출 3위를 기록했다.

휠라 코리아는 2011년 컨소시엄을 통해 세계 1위 골프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를 보유한 연 매출 13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의 아쿠쉬네트 컴퍼니(Acushnet Company)를 인수했다. 타이틀리스트 골프볼과 풋조이 골프화는 전 세계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기업이 경이적인 일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휠라 코리아는 ‘스포츠가 미래’라며 적극적인 투자로 성공시대를 열었다.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포츠용품 시장은 20조 원대로 커졌지만 약 70%의 시장은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유명 글로벌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다. 유의동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산업 실장은 “글로벌 브랜드는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을 바로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며 “따라서 대표 브랜드들을 키우고 이들이 자리를 잡으면 다른 제품으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넓혀나가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지만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휠라 코리아는 테니스에서 성공해 영역을 넓혀갔고, 결국 골프시장까지 진출했다. 유 실장은 “한 때 없어질 뻔했던 프로스펙스가 워킹화로 부활했다.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다른 분야로 확장할 때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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