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골 기성용 ‘왼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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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4월 6일 05시 45분


기성용. 스포츠동아DB
기성용. 스포츠동아DB
■ 부친 기영옥 씨가 본 헐시티전 선제골의 의미

어릴때부터 아들에게 왼발 중요성 강조
亞 선수 최다 7골 중 왼발로 4골 폭발

이번에도 왼발이었다. 기성용(26·스완지시티·사진)이 5일(한국시간)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헐시티와의 홈경기에서 0-0이던 전반 18분 시즌 7호 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2012∼2013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의 역대 아시아선수 EPL 한 시즌 최다골(6골)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을 포함해 올 시즌 기성용은 4골을 왼발로 넣었다. 오른발, 헤딩, 그리고 몸에 맞고 굴절된 골이 1골씩이었다. 기성용은 오른발잡이지만, 왼발 사용에도 능하다. 5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울산현대-광주FC의 4라운드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기영옥 광주광역시축구협회장은 이에 대한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기 회장은 기성용의 아버지로, 광주 금호고 감독을 지냈다. 금호고는 윤정환(42·울산 감독), 남기일(41·광주 감독), 고종수(37·수원삼성 코치) 등 특급 미드필더들을 배출한 축구 명문이다.

기 회장은 고 코치의 고교재학 시절에도 금호고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당시 기성용은 초등학교에도 입학하기 전인 6∼7세였지만, 축구에 재능을 보였다.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눈여겨봤다. “(기)성용아, 축구를 잘하려면 (고)종수 형처럼 왼발을 잘 써야 돼.” 기성용은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부지런히 왼발을 사용했다. 기 회장은 “한국축구사에 손꼽히는 왼발잡이들이 있지만, 킥만 놓고 보면 고종수를 따라갈 선수가 없다. 인사이드로 감아 차는 킥이 다른 선수들의 인스텝 킥만큼 속도가 나왔다. 70m 거리를 노스텝으로 찰 만큼 킥력이 좋았다. 당시 성용이가 어린 나이였지만, 틈틈이 고종수의 플레이를 눈여겨보도록 했다”고 회상했다.

결국 기성용은 왼발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선수가 됐다. 기 회장은 “오늘 아들과 전화통화를 했다. (EPL 아시아선수 시즌 최다골) 기록을 깨서 그런지 기분이 좋아보였다”며 미소를 지었다.

울산|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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