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푹 자고 와서 좋은데, 가을엔 글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6일 05시 45분


SK와 넥센이 5일 목동구장에서 올 시즌 첫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 경기를 치르고 있다. 목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SK와 넥센이 5일 목동구장에서 올 시즌 첫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 경기를 치르고 있다. 목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 첫 날

“다음 상대팀이라 두산 경기 보고 있었어요.”

SK-넥센전이 열린 5일 목동구장. 넥센 염경엽 감독의 방 TV에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사직 두산-롯데전이 중계되고 있었다. 염 감독은 “두산 경기도 미리 볼 수 있고 좋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목동에선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이 처음 펼쳐졌다. 오후 2시에 잡힌 다른 4개 구장 경기들과 달리 목동에선 3시간 늦게 경기가 시작됐다. 홈팀 넥센 선수들은 오후 2시 넘어서 목동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원정팀 SK도 오후 3시30분 넘어 경기장에 나왔다.

KBO는 올 시즌부터 야구팬들에게 좀더 넓은 야구 시청권을 제공하기 위해 4월과 5월, 그리고 9월에 한해 매주 일요일 1경기씩을 오후 5시에 편성했다. 4경기를 종전처럼 오후 2시에 시작하되 1경기만 변화를 준 것이다.

현장에선 반기는 목소리가 앞섰다. 염 감독은 “4일 경기도 지고 잠을 못 잤는데 오후 5시 경기라서 훨씬 편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2시는 리듬도 안 맞고, 전날 저녁 경기를 치른 선수들에게 피곤하다. 팬들에게 피해가 없다면 오후 5시 경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SK 김용희 감독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이 밤 경기를 치르고 곧장 낮 경기를 하면 굉장히 힘들어한다. 야구팬을 위한 시즌 운영은 반길 만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감독은 한발 더 나아가 ‘제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4∼5월에는 얼마든지 일요일 저녁 경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순위싸움에 민감한 9월에는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 경기 민감한 상황에서 “선수기용과 투수운용을 놓고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염려한 것이다. 그러면서 9월만큼은 동일시간대 경기를 편성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프런트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뒤따른다. 한 구단 관계자는 “야구 시청자들의 시청권 확보도 이해할 일이지만 구단은 홈구장을 찾는 팬이 우선이다. 월요일 출근을 앞둔 팬들이 일요일 저녁 얼마나 경기를 보러 올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목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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