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김경문, 4년 만에 재격돌 현장… ‘야신 삼킨 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6일 05시 45분


한화 김성근 감독-NC 김경문 감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한화 이글스
한화 김성근 감독-NC 김경문 감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한화 이글스
2011년 이후 첫 맞대결…팬들 이목 집중
김경문 감독, 희생번트 작전 적중 2연승
배영수 카드까지 꺼낸 김성근 감독 완패

한화와 NC가 3∼5일 마산구장에서 시즌 첫 맞대결을 펼쳤다. 한화 김성근(73) 감독과 NC 김경문(57) 감독의 격돌이기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2011년 6월 김경문 감독은 두산 사령탑에서 자진 사퇴했고, 8월에는 김성근 감독이 “시즌 후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SK 구단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그로부터 4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 둘 다 다른 팀 지휘봉을 잡고 있고, 전력 역시 당시와는 많이 다르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전혀 다른 색깔의 야구로 명승부를 펼치면서 야구의 부흥을 이끈 이들이기에, 팬들은 ‘야신’과 ‘달’의 재회를 흥미진진한 눈길로 바라봤다.

● 말 하나도 조심스러운 사제지간

두 사령탑은 조심스러워했다. 상대팀 평가에 대해선 가급적 말을 삼가는 분위기였다.

3일 첫 경기는 NC의 11-6 승리. 한화는 2이닝(2실점 1자책점) 만에 물러난 선발투수 송은범을 포함해 무려 8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4일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그리고 5일 한화 선발투수는 1일 대전 두산전에서 ‘15구 연속 볼’로 화제가 된 유창식. 여차하면 조기강판도 배제할 수 없었다. 1군 엔트리에는 있지만 시즌 개막 후 등에 담 증세가 생겨 등판을 미룬 배영수가 한화 2번째 투수로 등판할 가능성을 계산해야 하는 상황.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일단 선발투수를 공략해야 두 번째 투수가 나오는 것 아니냐. 앞 투수만 신경 쓰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화로선 NC의 ‘발야구’가 신경 쓰였다. 경기 전 김성근 감독도 NC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많이 뛰네”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3일 경기에서 NC가 도루 성공만 4개를 기록하는 등 ‘발야구’로 한화 배터리와 내야를 흔들었기 때문이다.

● 제자의 완승으로 끝난 첫 만남

그러나 2번째 승부는 예상과 다르게 흘렀다. 유창식이 제구력을 잡으며 5회까지 1실점으로 버티며 한화의 ‘벌떼 마운드’를 보류시켰고, NC도 2회 테임즈의 솔로홈런을 빼면 타선이 침묵해 ‘뛰는 야구’를 펼칠 수 없었다. 그 사이 NC 선발 손민한도 1실점(비자책)으로 역투했다.

승부가 기운 것은 6회말. NC는 김태군과 김종호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김경문 감독은 과거 스타일과는 달리 박민우에게 희생번트 작전을 내렸다. 이어 이종욱의 적시타로 2-1로 앞서나갔고, 계속된 2사 1·3루서 테임즈의 3점홈런으로 5-1로 달아났다. 김성근 감독은 유창식이 지석훈에게 안타를 내주자 배영수를 올렸다. 배영수로선 한화 이적 후 첫 등판. 그런데 이호준이 좌월2점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NC의 9-2 대승.

김성근 감독과 4년 만에 만나 2연승으로 출발한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시즌 첫 승을 올린 손민한과 타선을 칭찬했다. 김성근 감독은 아무 말 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양 팀이 다시 만나는 것은 17∼19일, 장소는 대전이다.

마산|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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