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찾은 박주영, 팬도 춤추게 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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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일만에… 4일 K리그 복귀전
“팀 3연패 어려운 상황 넘게 골 넣고 기쁨 안기는 게 목표… 대표팀 합류는 생각도 안해”

“저는 원래 명예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선수로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이제 내가 기쁘고 즐거워야 보는 사람도 즐겁겠죠.”

오랜 방황을 끝내고 K리그로 돌아온 박주영(30·서울)이 4일 제주전 출전 준비를 마쳤다.

서울은 박주영의 전 소속팀인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과 사우디축구협회가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접수시켰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박주영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제주와의 경기에서 국내 복귀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박주영의 국제이적동의 절차만 마무리되면 곧바로 경기에 출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주영이 제주전에 출전하면 2008년 8월 30일 광주 상무전 이후 2409일 만에 K리그 무대를 밟게 된다.

3일 경기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박주영은 “복귀전에 대한 부담은 없는데 3연패에 빠진 팀이 어려운 상황을 넘겼으면 좋겠다”며 “골을 넣고서 팬들에게 기쁨을 안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아직 몸이 100% 완전한 상태가 아니다”는 박주영은 “경기를 치르다 보면 감각이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랜만에 복귀한 K리그 수준이 높아 적응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봤다. 박주영은 “K리그 선수나 유럽 선수나 큰 차이를 못 느낀다.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몸을 낮췄다. 박주영은 “대표팀 합류에 대해서는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있다”며 “팀(서울)에 빨리 녹아드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관계자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고 몰리나(콜롬비아)가 박주영을 보고 확실한 태도로 훈련에 임하는 등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은 박주영과 몰리나의 콤비플레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서울 관계자는 “고명진 등 박주영과 과거에 함께 뛰어본 경험이 있는 선수들도 상당히 고무돼 있다”고 전했다. 서울은 최근 박주영을 환영하는 선수단 회식 자리를 마련해 분위기를 더 끌어올렸다.

박주영은 얼굴에 드리웠던 그늘을 벗고 웃었다. 그는 “제가 개인적으로 말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감독님과 잘 상의해서 팬들 앞에 나서겠다”며 한결 여유 있는 모습으로 복귀전을 앞둔 심정을 밝혔다.

어떻게든 서울에서 축구 인생을 모두 걸겠다는 진지한 모습이 팀 안팎에서 엿보인다. 서울 관계자는 “혹시 서울에서 다른 팀으로 또 갈 것인가라고 박주영에게 물으니 자기 생각이 아니라 구단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분명하게 잘라 말하더라”며 “팀을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놀랐다”고 전했다.

구리=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박주영#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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