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 “직영 매장직원 시급 10% 올려 9.9달러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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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까지 훈풍
9만여명 혜택… 유급휴가도 제공
종업원들은 ‘시급 15달러 쟁취 투쟁’

미국 대표 기업 중 하나인 맥도널드가 1일 직영 매장 직원의 임금을 10%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최근 미국에서 불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바람이 상대적으로 근로조건이 열악한 파트타임 비정규직으로도 확산될 조짐이다.

맥도널드는 이날 미국 내 직영 매장 1500여 곳에서 일하는 9만여 직원의 시간당 급여를 경력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10% 올리고, 근무 기간 1년 이상인 직원에겐 연간 5일의 유급 휴가도 제공키로 결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인상안에 따르면 9.01달러인 평균 시급은 7월 1일부터 9.90달러로 오르고 2016년 말엔 10달러 이상이 된다. 맥도널드는 “임금 인상과 유급 휴가 혜택은 (정규직) 풀타임이나 (비정규직) 파트타임 근무자에 관계없이 모든 직급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맥도널드의 이번 인상안은 직영이 아닌 프랜차이즈 형태의 매장 1만2500곳에서 일하는 직원 75만 명에겐 적용되지 않지만 프랜차이즈 매장 업주들에게 임금 인상 압박을 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망했다.

지난달 취임한 스티브 이스터브룩 맥도널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을 상대로 의견을 조사하고서 임금 인상을 결정했다”며 2년째 극심한 매출 부진에 빠진 맥도널드를 회생시키기 위한 핵심적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맥도널드)가 보강해야 할 것은 강한 동기 부여로 무장한 매장 직원들”이라며 “그런 직원들은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고, 그 서비스가 매출 회복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WSJ는 “맥도널드의 이번 조치는 잘나가는 미국 경제에서 대형 서비스 및 유통 업체 간 저임금 저숙련 근로자 구인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 최근 1년 사이 미국의 실업률은 6.7%에서 5.5%로 떨어졌고, 패스트푸드나 레스토랑 비관리자급 직원의 올해 평균 시급 인상률(전년 대비 약 3.5%)은 전체 민간 부문 노동자의 시급 인상률(2.2%)보다 1.3%포인트나 높다.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 매장 종업원들은 2012년 말부터 시급 15달러 쟁취 투쟁을 벌여왔고 일부 노동단체는 맥도널드를 상대로 관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번 인상 조치에도 불구하고 15일 미국 전역에선 패스트푸드 매장 종업원들의 시급 인상 시위가 전국적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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