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半卓회의’ 그친 문재인 원탁회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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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盧 중진 박지원-김한길 불참… 동교동계도 “재보선 지원 안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일 주요 계파 수장들에게 ‘SOS’를 쳤다. 4·29 재·보궐선거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지원을 급히 요청한 것이다.

문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안철수 정세균 이해찬 한명숙 문희상 박영선 의원 등 전직 당 대표급 인사들과 만찬을 하면서 선거 지형이 야권 분열로 쉽지 않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한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천정배 정동영 전 의원이 각각 광주 서을과 서울 관악을에서 출마하자 “전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만찬이 끝난 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재·보선에서 야권 분열을 극복하고 박근혜 정부의 경제 실정(失政)과 인사 실패를 심판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은 “재·보선에서 투표율이 낮을 수가 있으니 잘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또 박영선 의원은 인천 서-강화을, 이해찬 의원은 서울 관악을 등 각자 중점 지원할 지역이 할당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는 당초 원탁회의로 불렸지만 대표적인 비노(비노무현)계 수장인 김한길, 박지원 의원이 불참하면서 사실상 ‘반탁회의’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한길 의원 측은 “감기가 심하다”는 이유로, 박지원 의원 측은 “오래전 잡아둔 지방 강연 일정이 있다”며 각각 불참했다. 앞서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 60여 명은 만장일치로 새정치연합의 재·보선 지원 거부를 결의했다. 그런 탓인지 김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원탁회의로 부르지 않겠다”며 몸을 낮췄다. 문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선 것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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