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경영의 지혜]교외 대형매장은 정말 값이 쌀까… 고정관념의 역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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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변두리에 자리 잡은, 매장 디스플레이가 엉성하고 촌스러운 대형 상점의 판매가격은 언제나 가장 싸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반대로, 근사한 인테리어를 갖춘 미식 코너를 거느린 도심의 매장은 상품을 가장 비싸게 팔까?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고정관념이 항상 옳지 않은데도 사람들은 고집스럽게 믿으려고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에모리대 고이수에타 경영대학원의 라이언 해밀턴 교수와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알렉산더 체르네프 교수는 소비자가 기업의 가격 이미지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HBR Korea) 4월호에 실린 두 교수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소비자들은 대량 판매 매장에서의 제품가격이 소규모 매장보다 더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장이 도시 외곽에 위치할수록, 규모가 클수록 이런 인식은 더욱 강해진다. 멋진 실내 장식, 전문 교육을 받은 직원들, 우수한 고객 맞춤 서비스, 긴 영업시간, 관대한 환불 정책 등을 갖고 있는 매장일수록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여긴다. 또 소비자들은 기능이 단순하면 가격도 싸다고 생각한다. 독특하거나 세련된 디자인의 아이템을 보면 그 매장의 일반 제품들까지도 비싸다고 판단한다.

매장의 규모, 화려한 디스플레이 등 가격의 단서를 이해하는 일은 기업에 상당히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자사 가격 이미지를 어떻게 느끼는가’라는 이슈는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소비자의 마음에 낮은 가격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심은 대표적인 기업이다. 실제로는 미묘한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소비자로 하여금 월마트의 판매가격을 최저 수준이라고 믿도록 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반면 유기농 식품점인 홀푸드마켓 같은 매장들은 늘 상대적으로 더 비싸다는 오해를 떨쳐내지 못한다. 홀푸드마켓을 비롯한 일부 업체들이 자사 제품이 비싸다는 소비자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저가정책 전략만큼이나 소비자에게 보내는 가격의 단서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정리=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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