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90억 황금팔 ‘먹튀는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3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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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환-장원준-윤석민(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윤성환-장원준-윤석민(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삼성 윤성환·두산 장원준 나란히 첫 승
KIA 윤석민 2S…‘FA 투수 빅3’ 이름값

한때 ‘FA(프리에이전트) 먹튀’라는 말이 유행했다. 거액의 몸값을 받은 FA들이 부진에 빠지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투수들이 ‘FA 먹튀’가 되는 일이 잦았다. FA 직전에 무리하게 던지거나 아픈 몸을 숨기고 던지면서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계약 후에는 그 후유증이 나타나는 일이 빈번했다.

그런데 올 시즌, 비록 초반이기는 하지만 역대급 FA 계약을 한 투수들이 ‘모범적 출발’을 하고 있다. 첫 경기일 뿐이지만 단추를 잘 꿰고 있다.

우선 ‘4년간 84억원’이라는 역대 FA 투수 최고액의 조건에 두산으로 이적한 장원준(30)을 꼽을 수 있다. 장원준은 지난달 29일 잠실 NC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고 첫 승을 올렸다. 부담감 때문인지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다. 탈삼진이 1개밖에 없었다. 그러나 9안타를 맞으면서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투구로 긴 이닝을 소화하는 책임감을 보였다.

이어 FA 역사상 2번째 고액인 4년간 80억원에 삼성 잔류를 택한 윤성환도 첫 등판에서 기대에 부응하는 피칭을 했다. 1일 수원 kt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6안타 1볼넷만 허용한 채 무실점의 역투로 팀의 5-1 승리에 앞장섰다. 최고 구속이 평소보다 빠른 시속 146㎞를 찍을 만큼 컨디션이 좋았다. 압도적 피칭보다는 절묘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 두뇌피칭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그는 지난해 두 자릿수 탈삼진이 한 번도 없었지만, 이날 kt를 상대로는 탈삼진도 10개나 기록했다. 물론 신생팀 타자를 상대한 이유도 있겠지만, 올 시즌 첫 등판은 누가 봐도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예술적이었다.

KIA 윤석민도 시즌 초반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윤석민의 신분은 정확히 말하면 FA는 아니지만, 사실상 FA나 다름없는 계약을 한 투수다. 2013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뒤 미국에 진출한 그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돌아와 FA와 같은 4년간 9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액 계약을 했다.

윤석민은 지난달 28일 시즌 개막전인 광주 LG전에서 팀의 3-1 승리를 마무리하더니 1일 문학 SK전에서도 팀의 3-0 승리를 매조지했다. 그가 뒷문을 책임지면서 KIA의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불펜이 안정되고, 팀 전력 전체에 중심이 잡히고 있다.

이들의 활약 속에 소속팀들도 시즌 초반 좋은 스타트를 보이고 있다. 아직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선수도, 팀도, 팬들도 기분 좋은 출발임에 분명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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