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수자원공사, 용담댐 상류 하수처리장 수질 조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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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절감위해… 합동감사팀에 적발… 기준치 초과 오폐수 그대로 유입
100만명 식수원 오염 가능성

한국수자원공사(K-water·수공)가 전북과 충남 지역 100만 명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진안 용담댐 상류지역 진안·장수군 하수처리장의 수질원격감시장치(TMS)를 제멋대로 조작했다가 정부 합동감사에서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각종 이물질이 들어간 오·폐수가 전북과 충남 지역 100만 명의 식수원인 용담댐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일 전북도에 따르면 최근 정부 합동감사팀은 수공이 용담댐 상류에 있는 진안·장수군 하수처리장의 방류수 TMS를 임의 조작해온 사실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TMS는 환경기초시설 방류수의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화학적산소요구량(COD) 등을 측정해 실시간으로 환경공단에 보고하는 장치로, 수질감시 차원에서 하루 처리량 700t 이상인 환경기초시설에 의무적으로 달게 돼 있다.

그러나 수공은 이 장치의 측정 계기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류수가 배출돼도 적정치 이하인 것처럼 보고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공의 측정 계기 조작은 용담댐 상류의 환경기초시설 방류수가 단 한 차례도 기준치를 초과한 적이 없다는 점을 수상히 여긴 합동감사반이 최근 정밀감사를 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수공은 하수처리장의 수질을 기준치 이하로 낮추기 위해서는 메탄올과 고분자 응집제 등 각종 약품을 투입해야 하는데 경비 절감을 이유로 계기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북 최대 식수원인 용담댐에 각종 오·폐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수공은 그동안 각종 자료를 통해 하루 100만 명의 주민에게 맑은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고 홍보해 왔다. 전북도는 용담호 수질 현황과 하수처리시설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송하진 지사는 “용담호 상수원은 전북 도민 대부분이 먹는 식수로 법적 고발 등 강경 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공 전북본부 관계자는 “현재 감사가 모두 끝나지 않은 상태라 정확한 답변을 하기 어렵다”며 “감사 결과 현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관계자 처벌은 물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용담댐 물은 충청 일부 주민과 전북 전주시·익산시·군산시·완주군 등 100만 명이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며 “사법당국은 관리감독 기관을 철저히 수사해 엄중 처벌하고 수자원공사와 전북도는 용담댐 상류지역의 78개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방류수가 상수원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근본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하수처리장의 방류수는 전북과 충남 일부 지역 주민 약 100만 명에게 하루 63만 t가량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용담댐(저수량 8억1500만 t 규모)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수공은 2006년 5월부터 용담댐과 함께 댐 상류인 진안·장수·무주군의 78개 하수도시설을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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