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보물 아두치 “결점이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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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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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가 나타났다. 롯데가 모처럼 팀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는 외국인타자를 맞아들였다. 펠릭스 호세와 카림 가르시아의 뒤를 이어 부산이 사랑하는 인기 용병타자로 자리 잡을 기세다. 올 시즌 롯데의 리드오프로 낙점된 짐 아두치(30) 얘기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아두치의 이름이 나오면 미소부터 짓는다. “내가 좋은 선수를 만났다. 운이 좋다”는 한마디에서 이 감독의 흐뭇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아두치는 팀의 해묵은 고민을 해결해준 선수다. 이 감독은 “팀 사정상 30홈런을 칠 타자보다 콘택트능력과 외야수비능력을 갖춘 선수가 필요했다. 아두치가 딱 그런 스타일의 선수다. 그런데 거기에 장타를 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췄다”며 “게다가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까지 하니 동료들도 무척 좋아한다”고 칭찬했다.

호세와 가르시아가 호쾌한 홈런포와 세리머니로 사직구장을 들끓게 했다면, 아두치는 빠른 발과 허슬플레이로 부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개막 이후 4연속경기안타를 포함해 17타수 6안타(타율 0.353) 1홈런 4타점 6득점을 기록하면서 도루도 3개를 해냈다. 붙박이 1번타자로 손색이 없다.

지난달 31일 잠실 LG전에선 좌중간으로 멀리 날아간 대형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2차례나 담장 근처에서 잡아냈다. 흔들리던 선발 조쉬 린드블럼을 안정시키고, 롯데 벤치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호수비였다. 롯데 팬들은 이미 농담 삼아 ‘아두치’라는 이름을 ‘아섭이 두 명이 치고 달린다’는 의미로 해석할 정도. 롯데 간판타자 손아섭처럼 다재다능한 타자 한 명 더 생겨서 반갑다는 뜻이다.

롯데는 아두치가 처음 경험하는 리그에서도 안정적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비결을 ‘집중력’에서 찾았다. 구단 관계자는 “아두치는 경기 전 라커룸에서 늘 홀로 조용하게 앉아있는 편이다.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준비하는 게 자신만의 스타일”이라며 “인터뷰 역시 경기 후에는 언제든 할 수 있지만, 경기 전에는 정중히 고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선수들과 안 어울리려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모든 기를 끌어 모아 경기에 쏟아 붓는 스타일이라는 의미다.

부상 방지를 위한 준비도 철저하다. 아두치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쓰는 양귀 헬멧을 쓰고 경기에 나선다. 구단 관계자는 “5년 전 마이너리그에서 투수의 직구에 머리를 맞았고, 그 이후 계속해서 양귀 헬멧을 착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누상에 나가면 부상 걱정 없이 마음껏 도루를 하기 위해 벙어리장갑처럼 생긴 특수한 주루장갑을 착용한다. 그야말로 몸과 마음이 모두 ‘준비된’ 용병으로, 실력과 스타성을 모두 갖췄다. 지난해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던 롯데가 올해 그 보상을 받는 듯하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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