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 개똥 바르면 스트레스 풀려”…‘개똥 테러범’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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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초 오후 8시 광주 남구 주월동 골목길에서 한 남성이 마스크를 쓰고 비닐장갑을 낀 채 서 있었다. 이 남성은 여고생 김모 양(17)이 혼자 지나가자 주변을 살핀 뒤 잽싸게 쫓아갔다. 그는 비닐장갑에 들고 있던 개똥을 김 양의 얼굴에 문지르고 달았다. 이 남성은 이후 올 2월 중순까지 여성 3명에게 개똥을 바르고 도주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개똥테러’ 사건이 일어난 범행 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분석했으나 괴한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인상착의를 파악하는데 실패했다. 범인은 우연히 붙잡혔다.

경찰은 최근 도심에서 50대 행인의 지갑을 훔쳐 달아난 오모 씨(32·무직)를 검거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개똥테러’ 범인과 동일한 옷을 입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오 씨에게 CCTV 동영상을 보며주며 추궁한 끝에 범행을 자백 받았다. 오 씨는 보증을 선 누나가 지난해 사업에 망한 뒤 채권자들의 빚 독촉에 시달려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는 인터넷을 검색하다 개똥을 바르고 도망간 유사사건을 접하게 됐다. 동네에서 개똥을 모아 처음 범행을 저지르고 난 뒤 스트레스가 풀려 범행을 계속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오 씨를 폭행혐의로 1일 불구속 입건했다.

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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