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서 일이 아니라…” 인천시, ‘핑퐁 민원’ 근절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일 1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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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지난해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을 위해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을 무려 5개월 간 쫓아다닌 일만 생각하면 울화가 치민다. 그는 시 복지정책과와 체육진흥과를 거쳐 시 교육청의 평생체육과와 서부교육청까지 이 부서, 저 부서를 돌아다니며 무려 153일 만에 시 체육진흥과에서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할 수 있었다.

시민들이 민원을 갖고 관공서를 찾았을 때 가장 힘들고 짜증나는 공무원들의 행동은 ‘우리 부서 일이 아니라서….’ 혹은 ‘우리 팀 일이 아니니 다른 팀으로 가보라’는 이른바 ‘핑퐁 민원’이다. 이런 핑퐁 민원 때문에 중도에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포기한 시민도 부지기수다. 인천에서는 지난 5년간 비영리법인 신청 건수는 903건에 달한다.

시는 부서 간 ‘핑퐁’으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핑퐁 민원 부서 지정 기준‘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핑퐁 민원 다툼 방지 기준이 정착되면 민원인들에게 행정의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고 직원 상호 간에도 업무 협조가 더욱 공고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핑퐁 민원 기준은 비영리 복지법인 설립허가,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등 2~4개 부서에 걸쳐 있는 보건복지국에서 우선 시행한다.

시가 마련한 핑퐁 민원 기준은 첫째 민원인의 정확한 의견을 듣는 등 ’주 업무‘가 어느 부서인지를 정한다. 두 번째 부서별 사업 수를 따지고, 세 번째는 부서 별 예산규모를 분석해 업무를 정하도록 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주무부서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 기준을 올 상반기(1~6월)까지 시범 운영하면서 문제점과 보완사항을 파악해 개선책을 마련한 뒤 하반기(7~12월)부터 시 모든 부서에서 적용하기로 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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