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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통계 들쑥날쑥… 가계부채 정확한 규모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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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통계 들쑥날쑥… 가계부채 정확한 규모 몰라

김준일기자 , 손영일기자 입력 2015-03-24 03:00수정 2015-03-24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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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국가통계] “이번엔 제대로 된 게 나올까?”

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은 등 관련 기관들은 ‘가계부채관리협의체’를 만들어 가계부채를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제대로 된 정책처방이 나올지 의구심이 제기됐다. 그 이유는 국내 어느 기관도 관리 대상인 가계부채의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통계가 현실 왜곡


가계부채 중에서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자영업자 대출의 경우 금융 당국이 은행에서 개인사업자에게 대출한 금액을 집계해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자영업자는 주택담보대출이나 개인신용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더욱이 은행이 아닌 제2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통계는 항목별로 세분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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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나오는 수치가 제각각이다. 정부가 파악한 2012년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총액은 250조 원이었다. 반면에 지난해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자료를 받아 분석한 2013년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총액은 215조5000억 원으로 1년 만에 35조 원가량 줄었다. 이 기간 동안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은 계속 늘었지만 통계 결과는 정반대로 나온 셈이다.

국가통계 관리는 기본적으로 통계청의 업무다. 통계청은 국가기본통계 58종을 직접 생산할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한국감정원 등 389개 통계작성 기관의 통계 877종을 관리하고 있다. 통계청은 “세계적으로 한국과 비슷한 경제력과 인구 규모를 갖춘 나라 중에서 한국만큼 좋은 통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나라도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자영업자 대출 통계에서 보듯 국가통계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가통계는 인구주택총조사(인구센서스)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수 조사가 아닌 표본 조사로 집계되기 때문에 일정 부분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오차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는데도 통계를 공표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정부 당국자는 “정책을 만드는 데서 통계는 상황 진단을 위한 기초 자료”라며 “정확하고 충실한 통계가 있어야 문제 해결 방안의 신뢰성이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최근 통계청의 ‘2014년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근거로 중산층의 세금 부담이 고소득층보다 컸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기재부는 2013년 국세청의 근로소득세 과세 자료를 근거로 고소득층의 세 부담이 더 크다고 반박했다. 8700가구를 표본으로 해서 가계의 소득, 지출 등을 파악하는 가계동향조사의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된 해프닝이었다.

가계동향조사의 경우 표본 대상 가구가 성실하게 전자가계부에 수입과 지출 명세를 기입했을 때 정확한 통계가 도출된다. 하지만 지난해 가계동향조사의 ‘응답 거부율’은 22.5%에 이른다. 설령 응답하더라도 소득이나 세금 관련 대목에 대해선 정확한 기입을 꺼린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계부 조사 방식의 불편함과 소득공개 기피로 인해 고소득층의 소득을 파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 통계조차 없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규모

정권의 핵심 정책임에도 관련 통계가 없는 경우도 많다. 박근혜 정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를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하지만 공공기관과 일반기업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얼마나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자료는 찾을 수 없다. 관련 통계가 없어서다. 통계청은 “고용노동부에서 넘어오는 용역 결과에 따라 조사 방법 등을 상호 협의해 통계를 작성할 예정”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 틈을 이용해 정책효과를 왜곡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6월 통계청은 전업주부가 11개월째 줄어들자 정부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를 독려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통계에서 명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시간선택제’가 아닌 주부들의 ‘시간제’ 일자리 증가였다. ‘시간제 일자리’는 시간선택제 외에 아르바이트, 단순 파트타임 등 단시간 일자리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와는 차이가 있지만 슬그머니 분석에 끼워 넣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통계 기획 단계에서부터 조사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사 목적이 분명해야 원자료의 출처, 통계 작성 범위, 조사 예산 등을 고려해 고품질의 통계를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행정 집행 과정에서 축적되는 행정자료를 각종 통계 산출에 효율적으로 활용해 표본 조사가 가질 수밖에 없는 오차 발생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석훈 충남대 정보통계학과 교수는 “통계청이 5년 만에 진행하는 올해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처음으로 행정자료를 활용하는 혁신 방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면서 “행정자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통계 발전의 시대적 흐름인 만큼 민관에서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김준일 기자
#깜깜이 국가통계#자영업자#가계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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