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설선물]입안가득 모시香, 마음가득 남도 인심… 情을 드립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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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하면 포근하고 아늑한 고향이 생각난다. 버선발로 한걸음에 뛰어 나오시던 어머니,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나누는 정겹고 따스한 이야기…. 설을 앞두고 고향을 찾은 가족이 모싯잎 송편 선물을 들고 전남 영광군 법성면 한옥마을을 찾았다. 영광=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명절’하면 포근하고 아늑한 고향이 생각난다. 버선발로 한걸음에 뛰어 나오시던 어머니,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나누는 정겹고 따스한 이야기…. 설을 앞두고 고향을 찾은 가족이 모싯잎 송편 선물을 들고 전남 영광군 법성면 한옥마을을 찾았다. 영광=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만두는 소 맛으로 먹고 송편은 피 맛으로 먹는다고 하는데 영광 모싯잎 송편은 피 맛이 쫀득쫀득하니 맛있어요.”(다음 블로그 아이디 ‘choch1004’)

“떡에서 모시향이 진하게 나고 속에 들어 있는 동부 앙금과 너무나 잘 조화된 맛이에요.”(네이버 블로그 아이디 ‘ksolji7’)

“모싯잎 인절미는 아이들 간식으로 좋아요. 색소와 화학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참살이 식품이어서 믿고 먹을 수 있어요.”(네이버 블로그 아이디 ‘jogood72’)

전남 영광은 본래 ‘굴비의 고장’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요즘에는 모싯잎 송편을 더 알아준다. 떡집 125곳이 연간 400만 상자를 팔아 28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08년 35개 떡집이 60억 원의 매출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5배 가까이로 성장했다. 삼베와 더불어 우리 민족의 여름철 옷감이었던 모시가 단기간에 유명해진 것은 모싯잎으로 만든 송편이 맛있고, 몸에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입소문이 나면서다.

영광군에는 야생 모싯잎이 많이 자란다. 일제강점기에 모시 재배를 권장해 많이 심었기 때문이다. 모싯잎은 다년생 식물이다. 영광군에서는 5월 말부터 9월 말까지 매달 한 번씩 5번 수확이 가능하다. 모시떡 재료인 참모시는 모양이 깻잎과 비슷하지만 뒷면이 하얗다. 옷감 제조에 쓰이는 세모시와 달리 키가 작다. 모시는 야생성이 강하고 풀보다 더 잘 자라기 때문에 농약을 전혀 쓰지 않는다.

모싯잎에는 다량의 섬유소가 들어 있다. 2010년 전남대 식품영양과학부 신말식 교수가 모싯잎 성분을 분석한 결과 식이섬유 함량이 일반 엽채류의 6배인 38%였다. 칼슘 철 마그네슘 칼륨 등 무기질도 풍부하다. 특히 칼슘은 우유보다 무려 37배나 많다. 항산화 성분도 쑥보다 6배가 많다. 비타민과 필수 아미노산 성분이 들어 있어 노화 예방과 면역력 증진, 이뇨작용, 여성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값싸고 맛좋은 웰빙송편

영광 모싯잎 송편은 쌀을 빻아 만든 쌀가루에 삶은 모싯잎을 섞어 만든다. 쌀은 친환경으로 재배한 것만 쓴다. 송편 함량 중 모싯잎 비율이 26%가 넘을 만큼 충분히 들어간다. 빚은 송편을 쪄내면 초록색으로 변하며 특유의 향을 낸다. 은은한 모싯잎 향에 쫀득쫀득 씹히는 식감과 고소한 단맛이 조화를 이룬다. 반죽에 들어간 모싯잎 때문에 떡이 잘 상하지 않고 쉽게 딱딱해지지도 않는다.

송편에 들어가는 재료도 특이하다. 검은콩이나 깨를 넣는 일반 송편과 달리 동부라는 살구색 콩을 통째로 또는 껍질을 벗긴 뒤 으깬 것을 넣는다. 동부 함량은 24% 정도. 모싯잎 송편은 푸짐한 호남 인심을 보여주듯 일반 송편보다 훨씬 커 두 개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그래서 영광 사람들은 옛날부터 모싯잎 송편을 고된 농사일 후 새참으로 즐겨 먹었다. 대균상 영광모싯잎송편영농조합법인 대표(48)는 “쌀 모싯잎 동부 외에 설탕과 천일염 소금을 조금 칠 뿐 색소나 방부제 등 화학첨가물을 전혀 쓰지 않는다”며 “송편을 일일이 손으로 정성스럽게 빚기 때문에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모싯잎 송편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한 해 영광의 떡집에서 소비한 쌀은 1848t으로 대부분 지역 쌀을 사용한다. 모싯잎도 떡집의 규모에 따라 많게는 수십 t을 쓰기 때문에 이를 재배해 소득을 올리는 농가도 적지 않다. 10여 년 전부터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모싯잎 송편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좋아 주문이 이어진다.

고향의 정을 담은 선물세트

영광모싯잎송편영농조합법인은 설 명절을 앞두고 송편과 인절미, 오색(五色) 떡국떡 등을 함께 담은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상품은 흰 떡국떡 1kg과 오색 떡국떡 1kg, 모싯잎 송편 1.6kg(30개), 모싯잎 인절미(콩가루 포함) 1kg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선물세트 값은 택배비 포함 3만5000원. 기업체나 기관 단체 등에서 고객이나 임직원 선물용으로 수십, 수백 상자씩 주문하면 상품 구성과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

떡국떡은 청정 영광에서 지난해 생산한 햅쌀과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으로 만들었다.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주정 처리나 방부 처리를 하지 않은 안전한 먹거리다. 오색 떡국떡은 모싯잎(녹색) 단호박(노란색) 자색고구마(보라색) 검정쌀(검은색) 일반쌀(흰색)로 색을 냈다. 가래떡을 뽑은 뒤 이틀간 자연 건조 후 썬다. 급속 건조시켜 썬 시중 상품보다 더 쫄깃하다. 포장 1kg은 성인 4명의 한 끼니 분량이다. 모싯잎 인절미는 영광의 찹쌀과 모싯잎이 30%씩 함유돼 쫄깃쫄깃하고 향이 고소하다. 인절미에 묻혀 먹는 콩가루도 100% 국내산이다. 냉동상태로 포장돼 배송되므로 받은 후 자연 해동시켜 먹으면 된다.

일반 모싯잎 송편도 판매한다. 찐 송편은 20∼25개를 담은 1.2kg 상자가 1만 원. 4∼5개씩 비닐로 포장돼 있다. 생(生)송편은 1.5kg(25∼30개)에 1만 원. 냉동 보관하면서 25분가량 센 불에 쪄 먹으면 된다. 식혀 먹어야 떡이 쫄깃하고 더 맛있다. 5만 원 이상은 무료 배송. 구입 문의 영광모싯잎송편영농조합법인 061-351-6868, www.ygmosi.kr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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