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로 간담회 밥값 계산 지방의원들에 ‘유죄’ 판결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0일 1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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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의원들이 지역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고 참석한 공무원에게 업무추진비로 식사를 제공한 행위를 법원이 유죄로 판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지법 형사합의6부(부장판사 신종열)는 30일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부산 동구의회 의장 오미라(62·여), 부의장 이상태(53), 이강석(57) 의원과 김종우(43) 전 동구의원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법원은 “피고인들의 기부행위가 업무추진비 집행절차를 거쳐 선거구 내에 있는 공무원들과의 간담회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자신들의 대외적 이미지를 개선하거나 지지를 유도하는 포석을 마련하는 방법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현역 구의원 3명은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김 전 구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2010년 제5회 동구의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오 의장 등은 2012년 7월부터 동 순방 등을 하면서 주민센터 직원 등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190만~460만 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직선거법은 1명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식사비의 범위를 1만 원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현역 의원이 아니거나 현역 의원이라도 의장, 부의장, 위원장 등의 직위에 있지 않아 별도의 업무추진비를 제공 받지 못하는 다른 후보자들과 비교할 때 그 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방의원의 업무추진비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데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이에 대한 지침도 주지 않은 상태여서 관행적으로 해 오던 의정 활동이라는 것. 오 의장 등 4명은 “의회 예산에 편성된 업무추진비에서 정당하게 지출했다”며 항소할 계획이다.

지방의원들의 업무 추진비 사용 범위는 그동안 논란이 돼 왔다. 이에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다음달 1일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방의회가 주관하는 직무 관련 행사 관계자에게 기념품을 지급하고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 지역 현안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회의에 참석한 사람에게도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사전에 구체적인 회의 방법과 참석 범위를 반드시 정해야 한다. 부산지역 A 구의원은 “간담회 등 지역 현안을 놓고 대화하는 자리에서 공무원에게 식사를 제공 받는 게 뇌물이라 생각해 업무추진비로 밥값을 계산해 온 구의원 대부분이 법을 어긴 꼴이 됐다”며 판결에 불만을 털어놨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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