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기자의 시드니 리포트] 개최국 준우승 징크스 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30일 06시 40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2004년 중국·1996년 UAE, 안방서 결승전 패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을 앞둔 한국과 호주의 분위기는 비슷하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나아지고 있다. 호주 역시 조별리그에서 부상자가 나오고, 3차전(17일)에서 한국에 0-1로 덜미를 잡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자국 언론의 비판에도 직면했다. 그러나 8강전에서 중국, 4강전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연이어 2-0으로 꺾었다. 부상자들도 모두 복귀했고, 팀도 안정을 되찾았다.

결승을 앞둔 양 팀 사령탑과 선수들은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상대가 어떤 전략이나 전술을 들고 나와도 선수들이 각자의 경기력을 모두 쏟아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태극전사들은 하나 같이 “상대팀 전력보다는 우리가 어떤 경기를 펼치느냐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호주의 에이스인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도 “한국이 좋은 팀이지만 의식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8강부터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결승에서도 우리가 잘하는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승에선 반드시 경기력만이 트로피의 주인공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과거에도 경기 내용에선 뒤져도 역습이나 세트피스 등으로 한 차례 결정적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해 우승트로피를 거머쥔 팀들이 있었다. 2007년 동남아 4개국에서 벌어진 제14회 아시안컵 우승팀 이라크가 이 같은 경우다. 이라크는 역습 위주로 플레이해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누르고 우승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최국의 준우승 징크스도 우리에게는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2004년 제13회 대회에선 중국이 안방에서 결승을 치렀지만 일본에 우승컵을 내줬다. 1996년 제11회 대회에서도 개최국 UAE가 결승에서 사우디에 승부차기로 패해 우승컵을 놓쳤다. 한국으로선 기분 좋은 결과들이다.

이번 대회 결승은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작한다. 언제 또 우승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처럼 볼 점유율, 패스 성공률 모두 뒤져도 괜찮다. 무조건 승리하면 된다. 결국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자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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