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선물도 이젠 ‘직구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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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앞두고 해외구매량 급증… 건강식품은 6배 이상 늘어나

회사원 강우현 씨(34)는 최근 해외 직구(직접구매) 사이트를 통해 미국산 캡슐 비타민 6병을 구매했다. 가격은 병당 2만9000원. 백화점 건강식품 매장에서 샀다면 병당 7만 원 이상 줘야 한다.

강 씨는 이 비타민을 이번 설날에 친척들에게 선물할 계획이다. 작년 블랙프라이데이(11월 넷째 주 금요일부터 이어지는 미국 유통업체들의 할인행사) 때 처음 해외 직구를 시작하면서 그는 옷뿐 아니라 건강식품도 싸게 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이처럼 설 선물도 해외 직구로 사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29일 본보가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의 해외 직구 판매액을 분석한 결과, 설 연휴를 3주 앞둔 최근 2주 동안(2015년 1월 13∼26일) 해외 직구량은 지난해 설 연휴를 3주 앞둔 동기(2013년 12월 25일∼2014년 1월 7일)보다 45% 증가했다. 3년 전보다는 2.2배로 늘었다. 해외 직구는 구매부터 상품을 받는 데까지 2주 이상 걸리기 때문에 주문을 3주 전에 한다.

설 선물용 해외 직구의 증가는 건강식품에서 두드러진다. 최근 인기 높은 덴마크산 유산균 건강식품인 ‘프리미엄 울트라바이오틱스 골드’의 직구 가격은 1만6800원이다. 시중 가격의 절반 이하다. 이를 비롯해 오메가3, 비타민 등 건강식품의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때보다 무려 606% 급증했다. 3년 전보다는 10.6배로 커졌다.

선물용 찻잔세트 등 주방용품의 판매도 221% 증가했다. 가벼운 명절 선물로 많이 주고받는 샴푸나 보디클렌저 같은 보디용품의 판매도 2배로 늘었다. 보디용품 중에서는 빅토리아시크릿처럼 국내에 매장이 없는 회사의 제품도 인기가 많다. 2, 3년 전부터 인기가 높은 아로마 향초와 디퓨저의 판매도 643%나 늘었다. 소비자들이 이색 설 선물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다.

일부 이색 선물을 제외하고 매출이 늘어난 것들은 대부분 건강식품 주방용품 같은 전통적인 명절 선물 상품이다. 소비자들이 과거와 비슷한 상품을 사면서 구매 수단만 해외 직구로 바꾼 것이다. 정소미 G마켓 해외쇼핑팀장은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에 그만큼 익숙해졌다는 뜻이다. 이제는 설날도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새로운 해외 직구 대목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설 선물을 모바일 쇼핑으로 구매하는 사람도 증가했다. 29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설 선물 예약판매 기간인 1월 22∼28일(설 21∼27일 전)의 모바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월 3∼9일·설 21∼27일 전)과 비교해 179% 늘어났다.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는 설 선물세트 매출(1월 5∼28일·설 21∼44일 전)이 지난해(설 21∼44일 전)에 비해 92% 증가했다. 이 중 모바일과 PC매출 비중이 지난해 2 대 8에서 올해 3 대 7 수준으로 변화했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모바일 전용 설 선물 안내 책자를 만들고 할인권과 무료 배송권을 증정하는 등 모바일 고객 잡기에 노력하고 있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해외 직구#설날#모바일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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